韓-中 TV업체, 출하량 점유율서 엎치락뒤치락
삼성, 30% 점유율 지켰지만...中과 격차 더 줄어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시장에서 격전을 벌이는 사이 중국 TV제조사가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출하량을 기준으로 한 올해 3분기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이 1분기만에 다시 한국을 앞질렀다. 매출액 기준의 점유율에서도 지난 2분기 27.4%포인트(P)까지 벌어졌던 격차가 23%P로 줄었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출하량을 기준으로한 글로벌 TV시장 나라별 점유율에서 한국은 2분기 31.9%에서 3분기 31.4%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30.8%에서 33.5%로 늘렸다.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한국이 46.2%, 중국이 23.2%로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지만 이 역시 전 분기보다는 격차가 줄었다.
글로벌 TV시장에서 출하량과 매출액 모두 1위로 앞서 나가던 한국은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중국이 34.4%로 처음 한국(28.7%)을 앞지른 뒤 한국이 4분기에 바로 31%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한국 31.6%, 중국 33.5%)와 이번 3분기에 다시 중국에 추월당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면서 중국의 저가 LCD TV 물량공세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30%대 글로벌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을 수성하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점유율은 소폭(1.2%P) 하락했다. 2위를 차지한 LG전자도 15%대 점유율은 사수했지만 전 분기보다 0.6%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점유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일본 업체인 소니(0.8%P)다. 중국 업체인 스카이워스(0.6%P)와 콩카(0.5%P)가 그 뒤를 이었다. 개별 기업의 성장세는 미미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삼성, LG 등 한국 업체의 점유율이 줄어드는 동안 스카이워스, 콩카는 물론 하이얼,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는 대부분 점유율이 늘어난 모습이다.
한편 올해 TV시장은 역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예상 TV 출하대수는 2억2035만대로 지난해(2억2136만대)보다 100만대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출하량은 2억2753만대로 TV시장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은 짝수 해 효과와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로 초대형 프리미엄 TV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TV업계에서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짝수 해에 홀수 해보다 TV 판매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짝수 해 효과'라고 부른다. 더 넓고 선명한 화면으로 스포츠 경기를 보려는 수요가 늘어나서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 업체들은 선두에서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75인치 이상 초대형 TV시장이 올해보다 40%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고가의 대형 TV 출하량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는 QLED TV 라인업을 확대하며 QLED TV 출하량을 전년보다 2배 늘릴 것으로 본다"며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신규라인이 가동하면서 65인치 이상 OLED TV 출하비중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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