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호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청정자연과 맑은 공기로 관광객을 유혹하던 시드니에서는 대기 상황이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악화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앙에 가까운 역대급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의료 및 보건 연합은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동부 지역의 대기 오염이 건강에 '해로운' 수준보다 최대 11배나 악화된 상태라면서 주 정부 및 정부 관계자들에게 보건 및 기후 위기를 경감할 수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총 22개 보건 및 의료 기구로 구성된 해당 연합은 기후변화가 가뭄과 폭염 등 산불의 원인이 되는 극한 기상이변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산불 연기가 시드니 도심 전체를 뒤덮은 모습이다. 2019.12.13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에 따르면 지난 몇 주 사이 지속되는 산불로 인해 시드니가 속한 NSW주에서는 최소 270만 헥타르(2만7000㎢)의 숲 지대가 타버렸고, 호주 서부 전역의 극심한 폭염으로 주 전역에 수십 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토요일 시드니 서부 펜리스 지역 기온은 41도까지 치솟았고, 일요일에도 40도에 머무르며 폭염이 이어졌다.
남호주의 관광명소로 꼽히는 눌라보 평원의 경우 기온이 50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돼 산불 위험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호주 의료 및 보건 연합은 성명을 내고 정치인들이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보건 및 환경 재난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전 세계 기후는 화씨 기준으로 2도 가까이 올랐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후 45%가 증가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