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위 정례회의서, 내년 금감원 예산 결정
2년 연속 C등급 주며 예산삭감, 이번에는 등급상향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금융감독원의 내년 예산이 3년만에 증액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가 기관 경영평가에서 금감원에 'B'등급을 부여하면서 2017년, 2018년 2년 연속 'C'등급에서 벗어났다. 등급 상향은 예산 인상의 근거가 된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금감원 2020년 예산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인건비 증가분 1.8%를 감안해 올해 예산 증액을 금융위에 요청했다. 금융위는 인건비를 감안한 2%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금감원의 예산 증액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다. 금감원의 방만경영, 채용비리 문제와 금융위와의 갈등으로 2년(2018년, 2019년) 연속 삭감됐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의 연봉이 삭감되는 수모도 겪었다. 이번에 증액된다면 지난 문제들이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련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9.12.16 mironj19@newspim.com |
현재로선 금감원의 예산이 증액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금융위가 산하 기관 예산 결정에 근거로 삼는 경영평가 등급이 상향됐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금감원 예산을 삭감할 때 금융위는 금감원의 경영평가 등급을 'C'로 부여하며, 금감원 출범 이후 최악의 등급을 줬다. 금융위 산하 금융 공기업 대다수가 A등급을 받은 것과 결을 달리했다.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등급은 S~E 등 6개 등급으로 나뉜다. D등급은 기관 주위, 경고 등 제재가 따르는 일반 기업 기준으로는 부실 판정이어서, C등급이 정상 기관이 받을 수 있는 최저 등급이다.
다행히 금융위는 전날 민간 심의위원회를 열고 금감원에 대한 경영평가 등급을 'B'등급으로 상향했다. 등급이 상향되면 임직원의 성과급이 늘어나고 예산도 덩달아 증가한다. 임원의 경우 C등급이면 연간 기본급의 48%인데 반해 B등급은 65%로 약 17%가 올라간다. 직원은 B등급이면 기본봉급(월급)의 38%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C등급이면 10%로 떨어진다. 이 같은 비율상향이면 윤석원 금감원장을 비롯한 임원의 연봉이 천만원 단위로 변동이 생긴다.
금감원은 현재 예산 증액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은성수 신인 금융위원장이 부임한 이후 양측이 화해모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다. 두 기관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티타임을 정례화하고 정책조율 역할을 하는 부원장 협의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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