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개인적인 구애 외교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강경한 전략을 고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이날 '트럼프가 독재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동안 북한의 주민들은 고통받는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극히 개인화된 외교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독재자에 영합했고, 대북 특별대표는 협상을 애원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북한은 무기 시스템 개발 진전을 자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또 미국이 지난 10일 예정됐던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회의를 봉쇄함으로써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줬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8개 국가가 북한 인권 회의 개최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9번째 회원국이 되기를 거부해 이를 무산시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의 '크리스마스 선물' 경고에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신문은 "북한은 강제 수용소를 가진 독재국가로,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며 해로운 사이버 공격을 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세 차례 만남을 통해 '매력 공세'를 시도했지만, 이는 분명한 전략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완전한 핵무기 포기, 즉 비핵화를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한 채 그가 갈망해온 '국제적 인정'을 주머니에 챙기면서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지원만을 노려왔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이밖에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북미 실무 협상은 실패했고, 북한이 최근 두차례에 걸쳐 중국 국경 근처(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무기 시험을 하는 등 김 위원장은 합의를 뒤집고 새 무기로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김정은은 적대적으로 행동하기엔 너무 똑똑하고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트위터나 올리며 이에 무신경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2년 전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감옥 국가' 등으로 규정하며 열악한 인권실태를 강하게 비판했고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이러한 고통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방향성 없는 사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비록 늦긴 했지만,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심각한 전략을 고안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