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조작·코오롱티슈진 주식상장 관여 혐의
법원 "구속 필요성·상당성 충분히 소명 안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 조작 등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우석(62)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7일 오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28일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허가를 받으려 성분을 조작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2.27 dlsgur9757@newspim.com |
신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피의자의 회사 내 지위와 업무 내용, 범죄혐의와 관련한 피의자의 구체적 지시·관여 여부나 위법사항 인식에 관한 소명 정도, 다른 핵심 관련자에 대한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 근무 회사와 해외업체의 관련 법적분쟁 진행 경과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27일) 오전 10시 18분께 구속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인보사 성분이 바뀐 사실을 모르셨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조작된 자료를 제출하도록 지시하셨나', '코오롱티슈진 상장에 관여하셨나', '피해자에게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로부터 인보사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성분을 조작하고,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주식상장 사기 의혹에 가담했다는 혐의도 있다.
인보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강지성 부장검사)는 지난 24일 이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약사법 위반·사기·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 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 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 전환 세포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을 말한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국내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로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요 성분인 형질 전환 세포가 허가 사항에 기재된 연골 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위험이 있는 신장 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식약처는 지난 5월 인보사 품목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후 검찰은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와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식약처, 증권사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인보사는 지난 7월 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 23일 코오롱티슈진 주식상장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코오롱티슈진 재무총괄이사(CFO) 권모(50) 전무와 코오롱생명과학 양모(51) 경영지원본부장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인보사 주요 성분을 고의로 조작한 혐의를 받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상개발팀장 조모(46) 씨도 지난 13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