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홍콩의 한 쇼핑몰서 수백명의 반정부 시위자들과 시민들이 중국 보따리상과 중국 본토 쇼핑객들을 겨냥한 시위를 벌였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홍콩 북부 성수이 지역에 위치한 랜드마크 노스 쇼핑몰에서는 마스크와 검은 옷차림을 한 시위자 약 300명이 들이 닥쳤다.
홍콩 반정부 시위대가 성수이 쇼핑몰에서 시위하고 있다. 2019.12.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위대는 중국 본토 쇼핑객들로부터 쇼핑백과 여행 가방을 뺏어 던졌으며 이 과정에서 한 중국 본토인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자들은 쇼핑몰 안을 행진하며 "본토로 돌아가라", "본토를 사랑한다면 중국에서 쇼핑하라"고 외쳤으며, 일부 반정부 시위자들은 "5개의 요구사항, 하나도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정기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로 쇼핑몰에 있는 상점 90%가 문을 닫아야 했다. 일부 상점에서는 닫힌 상점을 빠져나가지 못한 고객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시위 전개 한 시간 후 폭동진압 경찰이 출동했고 최소 15명의 시위자가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뿌렸다.
홍콩 경찰은 페이스북을 통해 "마스크를 쓴 폭도들"이 쇼핑몰에서 소란 행위를 벌였고 바닥에 송곳을 뿌렸다며 "이는 공공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다. 이들의 불법 행동에 대해 폭동진압 경찰은 범 집행을 위해 쇼핑몰로 출동했다"고 밝혔다.
홍콩 경찰이 성수이 쇼핑몰의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을 체포하고 있다. 2019.12.28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화 운동과 반중국 정부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이날 시위는 늘어만 가는 중국 본토 쇼핑객들과 보따리상들에 대한 성수이 주민과 반정부 시위대의 평소 불만을 보여준다.
성수이는 중국 본토와 인접한 지역이다.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중국 병행수입업자(parallel trader)들은 홍콩에서 면세 물품을 구입해 중국 본토에서 되팔고 있다. 또, 홍콩의 면세 제품을 구입하려 홍콩을 오가는 중국 본토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찬 씨(20)는 "나는 성수이에서 평생을 살았고 중국 본토인들에 의해 장악되는 이 지역 사회의 완전한 변화를 목격했다"며 "나는 이곳 상점이 문을 닫든 상관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본토 고객들에게 인기 있는 제품 만을 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저녁 카오룽 베이의 텔포드 플라자 쇼핑센터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열렸다. 평상복 차림으로 위장한 경찰들은 시위자 최소 5명을 체포했다.
앞서 크리스마스 주간이었던 지난 23~27일에는 홍콩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렸고 336명이 넘는 시위자가 체포됐다. 시위대는 오는 1월 1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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