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비교 가능 근원물가 0.7%…1999년 이후 최저
"수요측 상승 압력 낮아…무상교육 등 정책 영향"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총수요 부족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근원물가)도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19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5로 전년대비 0.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0.4%는 해당 통계를 작성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를 기록한 적은 2번뿐이다. 1999년과 2015년에 각각 0.8%, 0.7%를 기록했다.
올해 근원물가도 역대급으로 낮다. 올해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대비 0.7% 상승에 그쳤다. 1999년(-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국제 유가 등 공급 변수를 제거하고 수요 압력에 의한 물가 상승률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할 때 쓰인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19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 [자료=통계청] 2019.12.31 ace@newspim.com |
올해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대비 0.9% 올랐다. 이 또한 1999년(0.3%) 이후 가장 낮다. 정부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를 근원물가로 활용한다.
통계청은 올해 물가 상승률이 역대급으로 낮은 배경으로 총수요 부족과 함께 무상 복지 등 정부 정책을 꼽는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2019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0.4% 오르며 지난해 1.5%보다 크게 둔화했다"며 "수요측 상승 압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두원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의 가격 하락 및 기저효과, 무상교육 등 정부 정책 영향 확대로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올해 물가 상승률을 크게 끌어내린 항목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이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대비 5.7% 떨어졌다. 세부 품목을 보면 휘발유는 -7.1%, 경유는 -3.9%, 자동차용LPG는 -7.8%를 기록했다.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으로 공업제품도 0.2% 떨어졌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대비 1.7% 하락했다. 무(-25.1%)와 감자(-24.1%), 파(-17.0%), 마늘(-14.1%), 배추(-11.8%) 등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이두원 과장은 "지난해 폭염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국제 유가 하락과 유류세 인하, 무상교복 확대 등으로 공업제품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밖에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올해 0.2%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 및 지출 비중이 높아서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만 추려서 작성한 지표다.
한편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7% 올랐다. 지난 11월 이어 2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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