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대상 퇴직 후 1년 이내 혼인한 여성
복직요건 동일기업→동종기업으로 확대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정부가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한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결혼과 자녀교육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재고용한 기업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된다.
기획재정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인세 등 20개 세법에서 위임한 구체적인 내용이 시행령에 담겼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임재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1월 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2019년 세법 후속 시행령개정안'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0.01.04 ace@newspim.com |
시행령에 따르면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위한 세제혜택이 촘촘해졌다.
현행법에서는 중소·중견기업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여성이 출산과 육아, 임신의 사유로 퇴직한 뒤 10년 이내에 같은 기업에 다시 취직할 경우 해당 여성에게 지급되는 인건비의 30%(중견기업 15%)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하고 있다. 고용 후 2년간 세액이 공제되며 재취업한 여성도 3년간 소득세의 70%가 감면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경력단절 인정 사유에 결혼과 자녀교육이 포함된다. 퇴직한 날부터 1년 이내에 혼인한 여성을 기업이 재고용할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혼인 사실이 가족관계증명서로 확인돼야 한다. 또 초·중·고교에 재학중인 자녀가 있는 여성이 재취업한 경우에도 세제혜택을 받는다.
취업 가능 기한은 퇴직 후 10년 이내에서 15년 이내로 확대되고 취업요건도 동일기업에서 동종업종 기업으로 완화된다.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에 속할 경우 동종업종으로 간주된다. 가령 곡물제분업에서 일하던 여성이 경력이 단절된 후 같은 15년 이내에 같은 중분류에 포함된 빵류제조업에 재취업하면 해당 여성을 고용한 기업은 법인세가 감면된다.
[세종=최온정] 경력단절 후 코딩 지도자로 변신한 여성이 6일 경기도 화성시 병점2동 행정복지센터 정보화 교육장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화성시] 2019.10.06 onjunge02@newspim.com |
이 같은 개정은 결혼과 자녀교육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많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는 육아가 38.2%로 1위였고 이어 결혼(30.7%)이 2위를 차지했다. 자녀교육(4.1%)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경력단절 여성이 동일기업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법 개정에 영향을 줬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작년 10월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력단절 여성 재고용으로 세제지원을 받은 법인은 14개사, 공제세액은 2900만원에 불과했다. 동일기업 복직요건이 제도의 실효성을 낮춘 것이다.
이재면 기재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임신과 육아 외에도 결혼·자녀교육으로 인한 경력단절이 있다는 여러 조사 결과를 반영했다"며 "특히 취업요건이 동일기업에서 동종기업 재취업으로 확대된 것도 수백억원 수준의 세제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행령에 따르면 완화된 세액공제 요건은 2020년 1월 1일 이후부터 적용된다. 기재부는 1월 6일부터 28일까지 입법 예고를 실시하고 예고 기간이 끝나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2월 중 후속 시행령을 공포·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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