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희 대표 "2020년, 올해 흑자 원년 삼겠다" 포부
홈쇼핑업계, "흑자 달성 가능" vs "구조적 한계로 어려울 것"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공영홈쇼핑이 올해 '만년 적자' 기업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공영홈쇼핑이 13일 "올해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것과 관련해 TV홈쇼핑업계에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공영홈쇼핑이 올해 경영 전략으로 내세운 '판매수수료 23% 회복'과 '잘 팔리는 상품 발굴' 계획에 대해서는 기존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구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공영홈쇼핑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를 흑자 원년의 해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최창희 대표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0년 주요 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영쇼핑] 2020.01.13 nrd8120@newspim.com |
구체적으로는 올해 취급고 8400억원, 당기 순이익 1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에 40억원의 흑자를 낸 만큼 올해 당기 순이익 10억원 달성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83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당기 순손실은 43억원을 기록했다.
걸림돌은 누적 적자다. 현재 공영홈쇼핑의 누적 적자는 461억원에 달했다. 자본금 800억원의 절반 이상을 까먹으며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에, 홈쇼핑업계에서는 공영 홈쇼핑의 흑자 전환 계획과 관련해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일단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이 밝힌 당기 순손익 10억원 달성은 가능한 숫자"라며 "작년 상반기 83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데, 하반기 6개월간 40억원의 흑자를 낸 것은 홈쇼핑으로서 저력이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봤다.
◆방만한 경영·수수료 등 태생적 한계..."적자 탈출 어려울 듯"
다만 일각에서는 방만한 경영, 판매·송출수수료율 등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영홈쇼핑의 방만한 경영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영홈쇼핑은 국내 TV홈쇼핑 중 유일한 공공기관으로 중기부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50%)와 농협경제지주(45%), 수협중앙회(5%)의 출자로 설립됐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지난해 발생한 사상 초유의 방송 중단사고, 채용비리·임직원의 불공정한 주식거래 등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영홈쇼핑의 방만한 경영이 적자를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며 "유통에 정통한 인물을 경영진으로 앉히지 않고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임원으로 선임돼, 민간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최 대표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IPTV 사업자들의 배려로 송출수수료가 동결돼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 것과 관련해서는 송출수수료 동결은 한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현재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는 현재 20%이며 송출수수료는 전체의 8%를 차지한다. 판매수수료율은 민간 홈쇼핑업체(평균 34%)에 비해 14% 낮게 책정돼 있다. 임대료 50억원 등을 빼면 판매수수료율의 12% 이하를 갖고 경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송출수수료에 대한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면 흑자 기업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잘 팔리는 상품 중심으로 판다?..."설립 취지 무색" 우려
아울러 공영홈쇼핑이 이날 공개한 경영 전략 가운데 기존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내년 재승인 심사 때 판매수수료를 기존 20%에서 23%로 회복해 이익이 나는 구조로 만들고 '잘 팔리는 상품이 좋은 상품'이라는 의미에서 카테고리별로 1위 상품을 발굴하겠다는 전략에 대한 걱정 섞인 목소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때 공영홈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을 20%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며 "납품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율을 23%로 올리겠다는 것은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라는 공영홈쇼핑의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홈쇼핑도 중소기업 제품 판매 비중이 연간 60~70%를 차지한다. 공영홈쇼핑이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는 꼴"이라며 "공영홈쇼핑이 회사 수익을 높이기 위해 영세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상품 판매 비중을 줄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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