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 금리인하 소수의견 제시
[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국내 경제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하지만 7명의 금통위원 중 2명(조동철 신인석)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유로 국내 경제의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총재는 "최근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며 산업활동동향의 소매판매, 설비투자 개선과 경기선행지수 상승을 언급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11월 1.1% 증가했다. 전월 0.7% 감소에서 반전됐다. 소비판매액은 전월대비 3.0% 증가했다. 이 또한 전월 0.4% 감소에서 방향을 바꾼 것. 향후 6개월 이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여기에 취업자수는 12월에 전년동월대비 51만6000명 늘어 전월 33만1000명에 대해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애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0.01.17 mironj19@newspim.com |
이 총재는 "올해 GDP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한 2% 초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지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소비 증가세는 완만하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간 무역협상 1단계 합의와 반도체경기 회복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이라며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시기에 대한 질문에 그는 "지난해 전망한 것과 같은 올해 중반쯤 회복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완화정책과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금리를 인하하면 부동산 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리가 주택가격에 분명히 영향을 준다"면서도 "주택가격이 금리만으로 결정되지는 않고 다른 여러 요인도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결정시 주택가격 하락을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거시안정과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게 한국은행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 최근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고려하면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하는 데 제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정부 부동산정책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한은이 현재 완화 기조를 유지하며 그 정도를 어느 수준으로 유지하는지에 대해서는,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규제와 건설경기 위축에 대해 그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주택가격을 안정화하지 못했을 때 부작용이 워낙 커, 그런 중요성을 앞세워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정부가 소위 국가 균형 프로젝트, 수도권의 주택 확대공급, 정부 SOC 예산 확대 등으로 건설경기를 살려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이전과 달리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확대됐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고 주목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목표를 0%까지 내릴 수 있냐는 질문에 이 총재는 "우리는 기축통화국보다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게 맞을 거"라며 "금리가 제로까지 가는 것은 상정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비기축통화국은 자본유출 가능성으로 인해 기축통화국보다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금통위에서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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