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특혜 인정되나 청탁 증언 신빙성 없어"
검찰, 지난 21일 1심 재판부에 항소장 제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자신의 딸을 KT에 부정 채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1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딸을 부정 채용하는 방식으로 KT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2.20 mironj19@newspim.com |
앞서 1심은 지난 17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과 그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이 다른 지원자에 비해 특혜를 받아 취업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청탁이 오갔다는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은 부정 채용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초기에는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다시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사건의 핵심은 서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 여부인데 서 전 사장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 전 사장은 김 의원과 이 전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2011년 서울 여의도 소재 일식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또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딸을 KT 정규직에 채용시켜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의원은 저녁식사를 한 것은 맞지만 시점은 2009년이었고, 당시에는 김 의원 딸이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채용 청탁 자체를 할 수 없었다며 반박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의 개인용 법인카드가 2009년 5월 14일 일식집에서 사용된 것이 인정된다"며 "만찬은 2009년에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김 의원 딸은 계약직 채용 전인 대학생인 점을 보면 만찬에서 채용에 대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서 전 사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선고 직후 법원을 나서며 "저를 처벌하기 위해 검찰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며 "(무죄가 선고된 만큼) 검찰은 더 이상 특별한 항소 이유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KT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근무하다 이듬해 KT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합격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당시 김 의원의 딸은 공채 서류접수 마감 한 달 후 입사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하고, 인적성검사 등에서 불합격을 받았으나 최종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의원이 딸의 취업을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 무산을 도왔다고 보고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 전 회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