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농장체험 테마여행 지금도 진행 중
남북관계 특수성으로 방문지 제한될 수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정부가 최근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사를 강력하게 내비침에 따라 북한의 관광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평양, 개성, 금강산 등에 방문하는 것을 넘어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국가 주요 행사 진행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통일부가 지난 20일 공개한 '개별관광 참고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이산가족 또는 사회단체의 금강산·개성지역 방문 ▲제3국을 통한 북한 지역 방문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허용 등 3가지 형태의 개별관광을 검토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제3국을 통한 북한 지역 방문이 유력하다고 평가된다. 통일부는 이 방안에 대해 "우리 국민이 제3국 여행사를 이용해 평양, 양덕, 원산·갈마·삼지연 등 북한 지역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2018년 9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거리에 김일성(왼쪽)과 김정일의 초상이 보이고 있다. |
현재 중국과 유럽 등지에선 패키지 형식의 여행 북한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한의 허용만 있다면 우리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미 많은 외국인,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북한 여행의 길을 닦아 놓았기 때문에 북한이 호응하고 협력하기만 하면 우리 국민의 개별관광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 국민의 북한 개별관광이 성사될 경우 어디로 갈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북한은 개별관광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도 않았다. 다만 북한 관광은 외국에서는 이미 진행 중인 만큼 여행지 정보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이 만든 '조선관광' 홈페이지에는 평양과 개성, 신의주, 원산, 남포, 함흥 등 도시와 백두산, 금강산, 구월산, 묘향산, 칠보산 등을 북한 주요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다.
관광 주제별로도 등산, 파도타기, 산악마라톤 등을 북한에서 직접 즐기는 코스뿐 아니라 모내기, 과일 따기 등 농장생활을 체험하는 이색 일정도 있다. 이런 상품들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으나 적어도 북한이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이라는 점은 알 수 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고려투어 등 북한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홈페이지를 보면 평양에서 금수산태양궁전과 만수대 등을 찾고 판문점과 개성까지 둘러보는 여행 일정이 1000유로(약 130만원) 이내로 판매 중이다.
북한의 주요 이벤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상품도 소개돼 있다. 4월 15일 김일성 생일과 2월 16일 김정일 생일을 즈음해 평양을 찾는 여행 상품이 있으며 5월 1일 노동절, 7월 전승절 등 북한의 주요 일정도 관광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북한이 우리에게 이 같은 여행상품을 모두 허용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외부에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꾸며놓았거나 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은 곳도 공개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시설, 행사에 자국민을 보내는 것은 부담일 될 수 있다.
임 교수는 "한국인이 북한 내부에서 갈 수 있는 곳이 중국인이 가는 관광지 모두가 될 순 없을 것"이라며 "남북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느냐에 달린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