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뉴스핌] 남효선 기자 = 지난 2017년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지목된 포항지열발전소의 시추장비와 시설이 마침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포항범대본)가 지난해 12월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제기한 '포항지열발전소 시추 장비와 설비 점유이전 및 철거금지 가처분신청'을 취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지진'을 촉발한 것으로 지목된 포항지열발전소[사진=남효선 기자] |
포항범대본 측이 소를 취하함에 따라 지열발전소 양도담보권을 가진 신한캐피탈측이 시추장비 매각 등 철거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범대본은 2일 포항지열발전소 시추 장비와 설비에 대한 점유 이전 및 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항범대위 측의 소 취하는 '시추 시설과 지열정(땅 밑에 있는 지열을 끌어 올리려고 판 구덩이)이 분리돼 있고, 추가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포함지열발전부지안정성검토TF(포함지열발전TF)'의 판단을 적극 수용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모승은 포항범대본 공동대표는 "'포함지열발전TF'의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시추공 등 지열발전소 시설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또 지진이 난다면 모든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포항범대본은 지난해 10월14일 발전설비 소유주인 신한캐피탈 측에 "시추장비를 철거하면 단층을 또 자극해 추가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설비와 시설을 철거하지 못하게 해 달라"며 대구지법 포항지원에 '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었다.
이를 놓고 신한캐피탈 측은 '철거해도 안전하다'는 외국 전문가들의 답변을 근거로 "시추장비를 더 이상 보존할 이유가 없다"며 맞섰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포함지열발전 TF'는 대한지질학회에 시추장비 철거에 따른 지진 연관성을 의뢰하고, '시추장비를 철거해도 추가 지진 발생 우려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 신한캐피탈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열발전소에는 시추기 본체와 머드펌프, 비상용 발전기, 이수순환 시스템, 지상발전 플랜트, 수변전설비 등이 있다.
지열발전소 부지는 넥스지오가, 시추기 본체와 머드펌프 등은 신한캐피탈이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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