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별로 3~6일간 휴업...2만~4만대 생산 차질
"현대차로선 신차 공급 늘려야 하는 상황"
현대차, "재고 차량 있어 판매 감소에 미치는 영향 작아"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중국발 부품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자동차 공장이 멈추자, 올해 판매 목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생산 중단의 원인인 전선 뭉치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외에 중국으로부터 공급받는 또 다른 부품의 공급 차질이 생길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2020.02.05 peoplekim@newspim.com |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 소진에 따라 울산 1공장이 이날부터 11일까지 휴업에 들어간 데 이어, 7일부터 11일까지 아산공장과 전주공장 등 현대차 국내 공장이 모두 문을 닫는다. 울산 5공장 일부라인은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량 감소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집계를 보면 지난해 2월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량은 11만4341대로, 주말과 설연휴를 제외한 근무 일수로 나누면 일평균 생산대수는 6725대이다.
공장별로 3일에서 6일간 휴업하는 만큼, 생산 차질 규모는 2만~4만대로 추산된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생산량이 20~40% 감소하는 것이다. 지난해 2월 근무일수는 17일이었는데 올해 2월은 14일에서 17일로 줄게 됐다.
중국 부품 공장 휴업 기간이 지난 2일에서 오는 9일까지로 연장돼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끊겼다. 중국 공장 휴업 기간이 더 연장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팰리세이드에 이어 지난해 출시한 더뉴 그랜저, 쏘나타와 지난 1월 출시한 제네시스 GV80 등 신차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에 현대차로선 신차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생산량 감소는 올해 판매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장이 재가동된 뒤, 줄어든 생산량을 다시 늘릴 것이란 보장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 성장해온 현대·기아차는 2015년 801만대 판매를 정점으로 후진하고 있다. ▲2016년 788만대 ▲2017년 725만대 ▲2018년 740만대 판매했다. 지난해 판매 목표는 760만대였으나 719만대에 그쳤다. 올해 판매 목표는 753만대로 더 늘려잡았다.
기아차는 화성공장 등 생산량을 줄여 가동 중이지만 현대차와 나눠쓰는 와이어링 하니스 재고가 소진되면 생산 라인을 세울 수 밖에 없다. 현대차의 12일 생산 재개 여부에 따라 기아차 생산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 차질은 빚지만 재고 차량 등이 있기 때문에 이번 휴업이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일시적인 휴업이 연간 판매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통상 완성차 업체는 재고차량을 1~2개월치를 확보해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와이어링 하니스 외에 중국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또 올 수 있는 경우를 조속히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완성차 공장과 맞물려 돌아가는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와 협력사까지 생산 차질이 '도미노'처럼 이어져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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