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엔 "우리 아니었으면 독일어 썼을 것"..."반대하면 기억할 것" 엄포
유럽에선 트럼프 맞서 바주카포 무역 대응 주장 등 확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 무대에서 유럽 등 서방의 동맹국 지도자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조롱과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그린란드 병합 논란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내연됐던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갈등이 분출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면서 "캐나다는 우리에게서 많은 것을 공짜로 얻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감사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제 여러분의 총리를 봤는데 별로 감사해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면서 "마크, 다음에 그런 발언을 할 땐 그걸 기억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전날 연설에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내용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니 총리는 전날 연설에서 "규칙을 기반으로 한 질서는 사라지고 있고 강자는 할 수 있는 대로 하고 약자는 견뎌야 하는 시대"라면서 "식탁에 앉지 못하면 결국 메뉴판에 오르는 신세가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대국에 맞서 중견국이 힘을 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그 아름다운 선글라스를 쓴 그를 봤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며 "그는 강경하게 보이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눈 혈관 파열로 전날 연설에서 조종사용 선글라스를 착용한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유럽은 불량배들에게 굴복하거나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덴마크에 대해서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덴마크가 나치 독일에 점령당했던 역사를 언급하며 "우리가 없었다면 여러분은 독일어를, 아니면 일본어를 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밖에 자신에 반기를 든 우방국 지도자를 겨냥한 듯 "당신들이 (나의 요구에)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다"면서도 "우리는 반대한 것을 기억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유럽을 좋아하고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친구"라면서도 "EU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직격했다. 그는 나토에 대해서도 "미국이 동맹을 지켜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기여를 받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이를 중계하던 CNN 방송의 외교 안보 전문 앵커 울프 블리처는 "그동안 많은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연설을 해왔지만, 동맹국 정상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유럽 관계와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맞서 독일도 프랑스에 이어 EU의 통상위협대응조치(ACI), 일명 '무역 바주카포'의 발동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등 유럽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kckim1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