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청탁 받은 혐의로 기소
1심서 징역 1년 → 2심 무죄…"돈 준 사람 진술 신빙성 의심"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2018년 7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미성년자 출입사건이 발생하자 경찰과 버닝썬 사이에서 '브로커'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전직 경찰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성현(30) 버닝썬 공동대표의 진술이 일관되고 신빙성 있다는 이유로 혐의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정반대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한정훈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추징금 2000만원을 선고 받은 전직 경찰 강모(45)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씨가 인맥을 이용해 수사 담당 경찰관이 누군지 확인하고 사건 처리 내용까지 확인했다는 것에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부탁이 있지 않았나 싶다"면서도 "돈을 건넸다는 것은 이 대표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고 보여지는데, 진술이 확실한지에 대해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무죄 판단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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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대표가 17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2018년 8월 당시 행적은 객관적인 자료에 비춰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당일 친구들과 함께 시장조사를 했고, 곧바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돈을 준 사람의 진술은 확인되지만, 당일 통화내역이나 함께 있었던 친구가 찍은 사진 등을 보면 직전의 행적은 강 씨의 진술이 맞다고 확인된다"며 "휴대전화 접속 기록(타임라인)을 봐도 그 전후로 (버닝썬이 위치한) 르메르디앙 호텔 주변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른 명목으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공소사실에 적힌 일시와 장소에서 청탁을 받았는지가 판단 대상"이라며 "그걸 기준으로 보면 그 장소에 갔는지,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는 상당히 의심스럽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강 씨는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를 촉발시킨 미성년자 출입 무마 사건 당시 이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아 강남서 소속 경찰들에게 건넨 혐의로 지난해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재직하던 강 씨가 버닝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제품 발표 행사를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이 대표는 1·2차 경찰 수사 당시에는 돈을 건넨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추후 이를 번복해 금품 제공 사실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강 씨 측은 이 대표가 자신의 또 다른 혐의를 감추기 위해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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