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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GO!] '은평을' 김우영 "마을단위에 '쫑긋'... 정치인 '극한직업'으로 만들어야"

기사입력 : 2020년02월09일 08:31

최종수정 : 2020년02월11일 18:07

'최연소 당선'된 재선 은평구청장... '은평을'에 출사표
문재인 청와대 제도개혁·자치발전 비서관 역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정치인은 '극한직업'이 돼야 한다. 영화 속 경찰들처럼 현장에서 치킨을 튀기면 튀겼지, 국회에 앉아 보고서나 뿌리고 현수막이나 거는 공급자형 마인드로는 안 된다. 의사결정권은 현장 주민에게 주고, 정치는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풀어가야 한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 문제는 '삶의 전사'가 돼야 풀 수 있다는 것이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50)의 생각이다.

'마을주의자' 김 전 구청장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 도전한다. 4년 전 초선 강병원 의원이 '운동권 신화' 임종석을 경선에서 꺾고 거물 이재오를 차례로 쓰러트린 지역이다. 김 전 구청장은 은평구에서 민선5·6기 구청장을 지내며 주춧돌을 놓았다.

김 전 구청장은 "정치는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며 "밭 갈고, 씨 뿌리고, 잡초 뽑고, 물을 준 땅에서 결실을 보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앞서 만든 '지역 발전 설계도'를 들고 마을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법안을 구상하고 있다.

"생각은 지역적으로, 행동은 지구적으로 한다." 김 전 구청장은 "우리 삶의 문제 대부분은 삶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말단 지역이라고 무시하면 감각이 둔감해져 위기관리가 안 된다. 생각의 모든 부분을 지역에 맞추고 문제 해결은 지구적 연대를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은평을 예비후보. 2020.02.06 pangbin@newspim.com

다음은 김우영 은평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은평구청장을 재임했다. 은평 갑을 지역 중에는 왜 을인가.

▲갑구에 오랜 지인이 많다. 이미경 의원 보좌관을 하며 만났다. 그런데 지난 총선에서 (컷오프된 이 의원 후임으로) 박주민 의원이 탄생하는 데 일조했다. 이 의원 뜻을 이어 지역구를 잘 끌고 나가주실 분이 누군가 봤더니 당에서 '박주민 변호사'가 어떠냐고 물어왔다. 선거 한 달 전이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주위 엄마들에게 물어봤더니 "너무 좋다"고 하더라. 세월호에 감정 이입한 학부모 층은 다 알던 분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기댈 수 있는 분으로 박 변호사만큼 좋은 분이 없겠다 싶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박주민 의원을) 겨냥하고 나갈 일은 없다. 그리고 저는 은평을, 은평뉴타운에 쭉 살아왔다. 7년 정도 살았다.

-은평을도 경선부터 쉽지 않다. 상대보다 나은 후보자의 강점은 무엇인가.

▲정치는 농부가 농사짓는 일과 같다. 밭 갈고 씨 뿌리고, 잡초 뽑고, 물을 주고. 그런 땅에서 결실 보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저는 20년 가까이 은평구에서 활동했고, 8년간 은평구청장으로서 지역 발전의 설계도를 그렸다. 그리고 주춧돌을 놓았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둥을 올리고 지붕을 얹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지역은 서울의 서북쪽, 변두리라는 인식이 있었다. 근래 10년 들어선 '북으로 올라가는 경제', '평화 경제'에 대한 불가피성이 있다. 한국경제가 추가적 잠재력을 끌어올리려면 북한과의 소통을 통한 경제규모 확대가 절실하다. 남북미 관계에 어려움도 있지만, 상황이 변하면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행정하거나 정치하는 사람의 자세여야 한다. 은평구 통일로는 북으로 올라가는 출발점이다. 그런 전략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평화경제를 구성하고 실천하고 싶은 욕구가 높다. 은평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다.

-구청장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는데 왜 국회의원이어야 하나.

▲아무래도 구청장은 지역 살림을 하는 사람이다. 남북관계 같은 큰 부분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루하루 살림살이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 저는 구청장을 하면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여의도에서 마을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입법을 해줬으면 했다. 평화경제를 정비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국가적 차원에서, 여야를 뛰어넘어, 민족적 과제로 설정하고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래서 직접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역에서 나름대로 현장을 보며 느낀 입법 과제들이 많다.

-20대 국회가 많이 아쉬웠나 보다.

▲20대 국회는 역대 가장 하찮은 국회였다. 국민들에게 무시 받고 어떤 생산성도 없이 무한한 투쟁뿐이었다. 투쟁도 의미가 있어야 역사에 기록될 텐데 역사적 맥락도 없고 무작정 반대만 하는 국회였지 않은가.

-청와대에서 다양한 경험 했을 텐데, 보람 있던 경험은 무엇인가.

▲제도개혁비서관을 하며 정부혁신안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다 했다. 공무원들이 정부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러려면 공무원들이 '공감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봤다. 상명하달에 익숙한 공무원이 아니라 대중이 아파하는 곳에 가장 가까이 있는 공감형 공무원을 양성하자고 했다.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바는 혁신적 포용국가다. 국민 누구도 고립되지 않는다. 소외된 곳을 발굴하고 찾아가서 사회와 연결하는 역할을 공무원이 해야 한다. 공감형 인간이 돼야 누가 아파하는지 알 수 있다. 공무원을 육성할 때 이런 부분에 집중했다.

자치발전비서관을 할 때는 예방적 위기관리를 중요하게 봤다. 각 지자체는 행정에서 재난대비 비중이 매우 높다. 대부분 주먹구구식이다. 제천 화재 이후 청와대에서 화재TF를 만들어 국민안전대진단을 했다. 모든 건물의 건축설계 및 소방 대비 태세 등을 데이터로 입력했다. 그런데 데이터를 아무리 수집해도 위험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관리가 쉽지 않다. 소방청에서 화재예방국 설치를 요청했는데 화재예방데이터센터 정도의 안으로 중간에서 중재하고 왔다. 예방적 위기관리를 재난대비 개념으로서 수용하게 했다.

-'지역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전에는 '생각을 지구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자체장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생각은 지역적으로 행동은 지구적으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생각을 지구적으로 한다는 것은 바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오자는 의미다. 다른 말로 탑다운, 중앙집권식이다. 우리는 하찮고, 밖에는 고도의 지식이 있다고 설정하는 것이다. 우리 삶의 문제 대부분은 삶에서 툭툭 튀어나온다. 조기에 방지하면 그 사회는 위기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말단 지역이라고 무시하면 감각이 둔감해져 위기관리가 안 된다.

지역은 일종의 정보 감각이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지역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지구적 연대를 통해야 한다. 예를 들면 재활용 문제 등 환경 문제는 다 지역에서 분출된다. 해결하기 위해선 전 지구적 연대와 기후변화 연대를 해야 한다. 이제는 지역적으로 생각하고, 지구적으로 연대한다고 발상법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삶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21대 국회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고 한다. 허나 들어가는 것은 1%에게 간다. 단절된 것을 연결해야 한다. 마을 중심의 직접 민주주의가 답이다. 지금은 SNS와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장치를 통해서 전달될 수 있다.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한 초연결시대다. 의사결정권을 마을 현장에 있는 주민들에게 줘도 충분히 다양성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가장 생산적이면서도 해결 가능한 의사결정 방식이 나올 수 있다.

대행자(국회의원)는 특권을 가지면 안 된다. 극한직업이 돼야 한다. 영화 속 치킨집에서 하듯 복잡하고 어려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이 돼야 한다. 완전히 삶의 전사가 돼야 한다. 극한직업으로서 정치인이 돼야지 국회에 앉아 (지역에) 의정보고서와 현수막이나 보내는 공급자형 마인드는 안 된다. 이래선 복잡다단한 현대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유권자의 정치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여의도의 목표는 국가가 아닌 '구체적인 작은 국가', 마을이 돼야 한다. 더 큰 마을이 국가이고, 더 작은 국가가 마을이다.

-최연소 구청장을 지냈는데, 요즘은 청년들이 정치 도전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한다. 현장에서 어떤 장애물이 있다고 느꼈나.

▲얼마 전에 은평구청 국장을 소개받고 인사했는데 되게 앳돼 보였다. 40살이었다. 저렇게 어려보이는 친구가 어떻게 국장을 할까 생각했는데 나도 한때 42살에 구청장을 했더라. 우리 사회 의사결정 주체의 연령대가 고령화됐다고 느꼈다. 이전에는 30대에도 국회의원이 많이 나왔다. 임종석, 홍정욱, 김민석 같은 젊은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때는 386 운동권이나 전문가, 해외유학파 지식인 등 뭔가 있어 보이는 계몽주의적 영향이 있었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정치에 도전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다들 각자의 삶에 충실하다보니 집단적인 조직적 움직임이 없다. 결사체가 필요하다. 조직이 없으면 개인은 바람에 맞서 그 바람을 이길 수 없다. 스크럼을 짜야 버틸 수 있고, 버텨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청년들이 현실사회가 불리하고, 한명 한명이 각자 생존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함께 어깨를 걸고 무언가를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돼 있지 않다.

-공천관리위원회가 후보적합도(당선가능성) 조사에서 대통령 이름을 못 쓰게 했다. 기조는 경선까지 이어질 것 같은데.

▲어떻게 봐야하지(웃음). 저는 축구선수가 룰을 갖고 왈가왈부하면... 원래 공 못 차는 애들이 심판 탓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룰이 공정해야 박진감 있는 경기가 가능하다. 심판이 편파판정하면 선수들은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 보는 관중들도 재미없다.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는 그렇다.

-경선까지 이어지면 청와대 출신들이 집단행동 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오지 않았나.

▲일단 저는 누구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것도 좋은 않다고 본다. 또 객관적 실체를 부인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도 잘못됐다고 본다.

현역의원들은 엄청난 날개를 갖고 있다. 수십만부의 의정보고서를 배포한다. 플래카드도 쉽게 붙인다. 그렇게 국회의원은 특권을 갖고 있고, 특권에 대한 국민적 비난도 높은 상황이다. 정치적 신인들이 스스로 노력하고, 정부 일원으로 참여했다면 정부 명칭을 직함에 쓰는 것도 아주 간단하면서 상식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 정부에서 일했다면 문재인 정부의 이름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정치는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도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느냐. 프레임전쟁도 있다. 결국은 명칭 전쟁이다. 김대중 정부, 문재인 정부, 노무현 정부라는 이름을 쓰는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프레임으로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그 이름 자체가 메시지인데, 메시지를 버리고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얘기다. 얼마나 비루한가. 정당이 다른 정당과 권력을 놓고 경쟁하는 와중에 그 정당의 정체성과 연관된 정부의 명칭을 경선에서 쓰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낫 놓고 정치의 기억자도 모른다고 본다. 아주 우둔한 선택이다.

그런데 침묵하고 있던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을 모신 사람으로서 '도리인가'하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누군가에게 이익이니 불이익이니 하는 식의 논란 자체가 도리인가 싶다. (결과에 대해선) 당이 결정하면 따른다는 식으로 지금까지 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은평을 예비후보. 2020.02.06 pangbin@newspim.com

◇ 김우영 은평을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약력

1969년 강원 강릉 출생

1988년 강릉고등학교 졸업

1995년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2010년·14년 민선 5·6기 서울 은평구청장

2018년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경영학 석사

2018년·19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제도개혁비서관/자치발전비서관

※ [알림] 뉴스핌은 4·15총선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자 외에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인터뷰 일정이 잡히는대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의 뉴스핌 총선특별취재팀(02-761-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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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 2924명 복귀 의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20일부터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추가 모집이 시작된 가운데, 최소 사직 전공의 2924명이 복귀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한수련병원협의회(협의회)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에 복귀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원 4794명 중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2924명(61.5%)으로 집계됐다.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 2924명 중 즉시 복귀를 희망한 사직 전공의는 719명(15.1%)이다.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입대한 사직자의 제대 후 복귀 TO(정원) 보장을 조건으로 복귀를 희망한 사직 전공의는 2205명(46.4%)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이달 말까지 전공의 추가 모집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전공의는 3월과 9월 상·하반기로 나눠 수련 모집을 하는데 의료계 요청에 따라 추가 복귀 길을 열어준 셈이다. 복지부는 사직전공의가 요구한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입대한 사직자의 제대 후 TO 보장을 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수의료패키지 재논의에 대해서는 기존 발표한 의료개혁 과제 중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의 경우는 오는 6월 1일부터 수련이 개시되면 인정된다. 군입대 전공의를 포함한 복귀 전공의 TO 보장도 수용됐다. 원 소속 병원·과목·연차의 TO가 기존 승급자 등으로 이미 채워진 경우도 사직자가 복귀하면 정원을 추가 인정한다. 다만, 이미 군입대한 전공의가 제대한 후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는 문제는 향후 의료 인력, 병력 자원 수급 상황, 기존 복귀자와 형평성 등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전공의 약 3000명이 복귀해도 전공의 출근자 비율은 2023년 전공의 임용대상자와 대비하면 절반에 못 미친다. 2023년 전공의 임용대상자는 1만3531명이다. 올해 3월 사직전공의 전체 인원은 1만1713명으로 재작년 대비 86.6%에 해당하는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 만일 3000명이 복귀할 경우 2023년 대비 전공의 비율은 35.6%다. 복지부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등 6개 단체가 전문의 수급 차질을 막고 의료공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도록 사직전공의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 모집을 열어줄 것을 건의했다"며 "고심 끝에 수련 현장 건의를 받아들여 5월 중 수련 재개를 원하는 전공의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수련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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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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