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병사들, 동계훈련 탓 피로…전염병 취약한데 대책 없어"
"삼지연, 중국과 멀지 않아 전염병 우려 ↑…군 간부들도 불안"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북한 당국은 군인들을 동원해 삼지연지구 3단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당국이 아무런 방역 대책도 없이 군인들을 집단노동에 내몰고 있다"며 "군인들은 동계훈련으로 지쳐있는 상태인데 당국이 대책도 없이 공사에 투입시킨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2019.12.03 heogo@newspim.com |
◆ "삼지연, 中서 멀지 않아...전염병 발생 땐 대형재난 가능성도"
양강도의 군 관련 소식통은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동계훈련에 참가했던 부대들을 삼지연지구 3단계 건설공사에 본격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며 "올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무조건 공사를 끝낼 데 대한 최고사령관의 명령이 하달된 데 따라 겨울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동계훈련에 동원됐던 부대들의 훈련이 끝나자마자 삼지연지구 건설공사에 동원하고 있는 것인데 훈련에 지친 군인들을 신형(종)코로나(코로나19)에 대한 기본적인 예방대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건설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많은 부대들이 한꺼번에 투입되다보니 건설현장 상황은 군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며 "식사도 부실하고 숙영시설이 부족해 대부분의 군인들은 야외에 천막이나 반토굴을 파서 잠자리를 마련하고 있어 전염병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또 "군대에서 꼭 필요한 군의소(의무대)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공사 중에 발생하는 부상자와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도 없다"면서 "특히 삼지연은 중국에서 멀지 않은데 만약에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대형재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북측 군인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 "병사들 하루 휴식도 안 줘…당국 무책임하고 잔인" 불만 폭주
이와 관련해 함경북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은 "지금 많은 부대들이 병영(생활관)을 떠나 장기간 야외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이들 군부대를 단 하루의 휴식도 없이 삼지연지구 공사에 투입하고 있다"며 "피로에 지친 병사들이 각종 전염병에 취약한데도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이 전혀 세워지지 않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군 간부들도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동계훈련 기간이 끝나면 상당 기간 휴식을 주던 관행을 깨고 최고사령관이 군인들을 삼지연지구 공사에 투입하는 것을 두고 군 간부들조차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며 "전염병에 대해 무방비상태나 다름없는 군인들을 또 다시 강도 높은 노동에 동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잔인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