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마스크와 더불어 수요가 급증한 레이저 체온 측정기(thermometer guns)를 너무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한 미국 전문가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특히, 중국에서는 주택가 '체온 검문', 공항, 상점에서 레이저 체온 측정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기로 올바르게 체온을 측정하는 방법이 어려워 코로나19로 인한 발열 증상을 제대로 잡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레이저 체온 측정기로 승객 체온 재는 홍콩 국제공항 직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네브라스카대학교 보건안전글로벌센터의 제임스 러우러 박사는 "레이저 체온 측정기는 변덕스럽게도 정확하지 않으며 의지할 수 없다"며 "일부 기기는 솔직히 보여주기용"이라고 지적했다.
기기를 측정 대상에 너무 가까이 대면 실제 체온보다 수치가 높게 나오고, 반대로 너무 멀리 갖다 대면 낮게 나온다는 것이다.
러우러 박사는 지난 2014-2016년 에볼라 사태 때 서아프라카 국가로 여행했던 일을 회상하며 당시 레이저 기기로 자신의 체온을 검사한 결과 "35℃도, 그 이하도 나왔다. 그래서 나는 이 기기가 정확한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레이저 체온 측정기로 올바르게 사람의 체온을 측정하려면 적정한 거리를 둬야 하는데, 이는 대상의 신체 사이즈마다 달라 올바른 측정법이 어렵다. 전 세계 공항에 배치된 열화상 감지 카메라도 레이저로 체온을 재는 방식이라 마찬가지다.
그러나 레이저 체온 측정기와 열상 카메라는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최근 마스크와 더불어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체온 측정 기술 기업 인프레어드 카메라의 개리 스트라한 최고경영자(CEO)는 밀려오는 신규 주문량에 맞추기 위해 매일 새벽 4시부터 밤 10시까지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고 했다.
중국의 레이저 체온 측정기 제조사 알리신 메디컬의 총책임자, 모잉춘은 수요가 증가로 평상시 보다 3-5배 이상 가격에 팔리고 있다면서 "지방 정부들이 기기 확보를 위해 경쟁할 정도"라고 전했다. 그 역시 레이저로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정통 체온 측정기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측정이 빠르기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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