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쓱배송' 주문 마감률 20% ↑...11번가도 비슷
대형마트 매출 신장률 급증...생필품 중심으로 사재기 뚜렷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경기 군포에 사는 김모(45)씨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자 가족들 끼니 걱정에 한숨이 나온다. 초등학생인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그는 1주일 개학이 연기된 만큼 식량이 더 필요해졌기 때문. 코로나19 확산세에 오프라인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도 불안하기에 이틀 전인 지난 22일 마트에서 라면·계란·고기·빵·과자 등 2주치 식재료를 사 비축해 뒀다.
최근 1주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하게 늘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벌어졌던 사재기 현상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에서는 24일 현재 주문량이 폭주해 '조기 품절' 사태가 빈번하게 빚어지고 있다.
이마트 월배점의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020.02.24 nrd8120@newspim.com |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의 SSG닷컴과 이마트몰의 쓱배송은 지난 22일 전국적으로 주문 마감률이 99.8% 신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평균 주문 마감률은 80%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자 20% 가까이 주문 마감률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지역에서 크게 늘어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간 SSG닷컴 전체 매출도 전주 대비 45%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47.1% 신장했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쓱 배송'이 이달 28일까지 모두 주문이 마감됐다. 전국적으로 보면 다소 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오는 26일까지는 이미 준비한 물량이 다 팔려나가면서 배송일 지정이 불가능한 상태다.
품목별로는 식품이 평균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았다. 식품은 전주 대비 87% 늘었다. 생필품을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통조림의 매출이 전주 대비 268%로 가장 많이 늘었고 쌀(187%), 라면(175%), 즉석밥·레토르트·가정간편식(168%), 화장지·물티슈(90%) 등의 순이었다.
11번가도 생필품과 간편식의 거래액이 급증했다. 특히 11번가가 마스크와 손소독제(지난 19~23일까지) 거래액을 분석한 결과, 전주보다 각각 663%, 889%씩 급증했다. 전년 동월 대비해서는 각각 2098%, 6603%씩 매출이 뛰었다.
라면은 1주일 사이 378%나 올랐고 세탁세제(134%)와 생수(82%), 즉석밥(71%) , 냉장·냉동식품(67%)이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에서는 '조기 품절' 품목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쿠팡과 SSG닷컴에서는 식품과 음료 등 일부 품목이 주문 폭주로 조기 품절된 상태였다.
오프라인 매장인 대형마트에서도 생필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일부에서 사재기 조짐이 일고 있다. 이마트가 19~22일(의무휴업일 23일 제외)까지 나흘간 전국 점포의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 식품과 생필품의 매출이 평소보다 크게 늘었다.
트레이더스 비산점 모습. [사진=이마트] 2020.02.24 nrd8120@newspim.com |
특히 통조림이 전년 대비 52.4% 매출이 증가했고 쌀이 45% 늘었다. 라면과 생수도 각각 37%, 20.5%씩 신장했고 즉석밥 23%, 물티슈 16.6%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가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대구·지역에 판매한 마스크는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매진됐다.
이날 판매한 물량은 221만장이다 이 중 141만장 가운데 81만장은 이마트 7개점(경산점, 감삼점, 만촌점, 반야월점, 성서점, 월배점, 칠성점)에서, 60만장은 트레이더스 1개점(비산점)에서 판매했다. 이날 선보인 마스크는 프리미엄 마스크라 불리는 '필트'의 에티가 브랜드로 등급은 KF94이다. 가격은 개당 820원으로, 기존 에티카 KF94 제품이 시중에서 1500원 이상으로 팔리는 점을 고려하면 45%가량 저렴하다.
이마트는 이날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마트 월배점의 경우 주차장에는 차 대신 사람들로 가득 찼고 매장 밖에서도 수백미터까지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롯데마트는 이날 준비한 마스크 물량(점포당 500~1000장)이 전국 124개점에서 불과 1~2시간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6~7배가량 물량을 늘렸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마트 측은 설명했다.
코스트코에서는 지난 주말 생수가 동이 나 6개 들이 2세트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져 나가면서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도 코로나19의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중심으로 발생한 사재기 현상이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진자도 빠르게 늘어나면서 감염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외출하는 횟수를 줄이고자 한꺼번에 매장에서 생필품을 많이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