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병상 턱없이 부족 '고육지책'
31번 확진 후 2주 경과…격리해제 증가
[세종=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구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2주가 지난 이번주부터 완치 환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던 확진자 추이를 감안하면 주춤했던 이번주 후반이 격리해제 환자가 늘어날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방역당국은 해외 사례 등을 반영해 격리해제 기준을 완화한 만큼 완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상이 호전돼 격리해제되는 환자가 늘어나면 부족한 병상문제를 일정부분 해소하고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주 만에 4000명 넘게 신규 확진…22일 이후 대구·경북 중심 본격 확대
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총 확진자 수는 4212명이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18일 이후 2주 사이에 신규 확진자가 4000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이 2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02.28 jsh@newspim.com |
신규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달 22일부터다.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한 달 가까이 신규 확진자는 하루 0~5명에 그쳤다. 19일부터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집단발병 사례가 발생하며 신규 확진자는 하루 수십명으로 늘었다. 22일부터는 수백명 단위로 늘더니 지난달 29일에는 하루에만 909명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신규 확진자가 수백명대로 급증한 시점을 감안하면 이번주 후반부터는 완치환자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중증환자를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2~3주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완치자가 언제쯤 늘어날지 섣부른 판단을 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최초 확진자가 급증했던 시점으로부터 적어도 2주 이상의 시기가 지난 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PCR 검사 무관 증상 호전시 격리해제키로…해외 대비 엄격한 기준 감안
방역당국의 격리해제 기준 완화 역시 본격적인 완치자 확대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확진자가 많지 않은 기간 동안에는 환자의 중·경증도와 무관하게 음압병상과 감염병전담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해왔다.
하지만 최근 2주 간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병상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입원치료를 받던 환자가 완치돼 치료를 끝내면 부족했던 병상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동안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증상이 사라진 뒤 24시간 간격으로 실시하는 두 번의 PCR 검사 모두 '음성'이 나오면 격리해제를 해왔다. 때문에 증상이 없는데도 퇴원을 못하는 환자가 계속 증가해 병상 부족이 심화돼왔다. 이에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증상이 호전된 환자에 대해서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와 관계 없이 퇴원시키기로 했다.
확진자는 최근 2주 크게 늘어난 반면 코로나19가 완치돼 격리해제된 사람은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31명에 불과하다.
김 조정관은 "기존 우리나라의 격리해제 기준은 외국과 비교해 가장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왔던 것으로 평가된다"며 "격리해제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완치자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퇴원 절차 조정을 권고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의견을 감안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나 자가격리 등의 관리를 지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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