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만기 맞는 12억 달러 규모 유로본드 모라토리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극심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레바논이 결국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유로본드에 대해 채무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이날 레바논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이르렀다면서 이것이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오는 9일 만기가 도래하는 12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에 대한 채무 상환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약 310억 달러 규모의 달러채 포트폴리오 중 일부로 전해졌다.
디아브 총리는 또 레바논의 외환보유액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채는 레바논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커졌으며 우리가 이자를 지급할 능력 이상으로 크다"면서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 때 우리나라는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아브 총리는 채권자들과 부채 협상을 개시하겠다고 전했다.
디아브 총리는 국민 40% 이상이 곧 빈곤선 아래 영역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세계은행(WB)의 통계도 언급했다.
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내각은 이날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만기가 도래하는 유로본드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기로 하고 채권자들과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레바논은 채무 상환 유예를 결정하면서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레바논의 통화인 레바논 파운드의 달러화 대비 가치는 지난 10월 이후 40%나 절하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상황이 지난 1975~1990년 진행된 내전 종식 이후 레바논이 맞는 최대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레바논은 자본 유입이 둔화하고 수십 년간의 부패한 정부 운영으로 시위가 지속하면서 금융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인 레바논 경제에서는 일자리가 줄고 레바논 파운드 가치가 폭락하면서 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
2019년 말 기준 레바논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55%인 895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37%는 해외 통화로 발행된 채권이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8 mj7228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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