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대규모 정정…"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익 반영"
올해도 장밋빛 전망에도 지분 보유 계열사가 '발목'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DB하이텍이 올해도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이익 규모를 큰 폭 수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DB하이텍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순이익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됐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10일 금감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 지난 5일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이 1046억 원을 기록해 기존에 공시한 1227억 원보다 181억 원 감소했다. 동시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지난달 10일 발표 당시 1623억 원 대비 183억 원 빠진 11440억 원으로 정정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익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타법인 출자 현황을 보면 DB하이텍은 DB그룹 내 동부철구(지분율 49.71%)를 비롯, ▲동부월드(18.35%) ▲DB저축은행(1.15%) ▲DB메탈(24.80%) ▲DBH USA(100.00%)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초 취득금액은 동부철구 24억 원, 동부월드 230억 원, DB저축은행 140억 원, DB메탈 778억 원, DBH USA 56억 원이다. 비계열사로 웰랑 지분(5.61%)도 27억 원에 취득해 갖고 있다.
한 공인회계사는 "감사인이 회계감사하면서 (지분 가치) 평가를 받으라고 한 것 같다"고 했다.
비록 영업실적과는 무관한 이슈이긴 하지만, 지분 가치 하락은 그만큼 계열사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므로 DB하이텍에 미칠 직간접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측은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굳이 얘기한다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보유 지분 평가는 여러가지 경영환경과 회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 감사인과 협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최근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DB하이텍은 2019년 매출 8074억 원, 영업이익 18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1%, 60% 증가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전망도 밝다. 지난해 성장을 이끈 전력반도체와 센서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회사 측은 "다품종 소량 생산 중심의 고부가가치 아날로그반도체 특화 파운드리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100% 가동은 물론 수개월치의 생산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2020년에도 좋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코로나19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적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중국 현지의 현업 복귀 및 물류 이슈는 DB하이텍과 같이 중국이 아닌 곳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공급사에게 수주 확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