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해 온 의사가 기저질환자 중 고혈압 환자가 사망 위험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북경협화의대병원 중환자실 책임자인 두빈 교수는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공식 발표된 논문은 없지만 우한의 의사들은 모두 고혈압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중태에 빠지고 사망하는 비율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북부의 크레모나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2020.03.09 LA7 PIAZZAPULITA/Reuters TV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우한의 코로나19 사망자 170명 중 절반 가까이가 고혈압 환자로 나타났다.
두빈 교수는 "다른 의사들의 관찰 결과와 직접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기저질환 중 고혈압이 가장 위험한 요인"이라며 "공식 연구가 이뤄져야겠지만 고혈압이 환자의 상태를 심각하게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산부나 어린이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도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확산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감염자 중에서도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기준 정립이 시급해졌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3000명을 넘고 여전히 1만5000명 이상이 입원해 있는 중국의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하면 최적의 치료 절차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하고 있다.
두빈 교수는 이 외에도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다른 장기 손상이 빠르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튜브 삽관 등 침습적 처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침습 조치가 필요한 환자 중 절반 가량이 사망했으나, 조기에 처치를 받은 환자는 대부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약물만으로 환자들을 구할 수 없으며 특히 중증 환자들은 중환자실 의료진의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7년 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에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항바이러스제 없이 회복된 반면, 수많은 항생제는 박테리아 감염 환자의 사망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두빈 교수는 완치 후 재발 사례와 관련해 이론적으로 항체가 형성된 사람이 퇴원 수일 내 재감염될 가능성은 없다며, 검사 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체의 어느 부분에서 샘플을 채취하느냐에 따라 양성, 음성 판정이 달라질 수 있으며, 진단 키트가 제약사마다 일관적이지 않은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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