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 사장과 함께 김상현 재경본부장 출신 사내 이사 구축
5% 영업이익률 회복에 초점…코로나19 미국·유럽 글로벌 확산 '변수'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가 주주총회를 통해 새 사내이사에 재경본부장을 선임하는 배경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주인공은 김상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CFO·전무)으로 역시 '재무통'인 이원희 사장을 잇는 젊은 피이다.
특히 김 전무는 이 사장과 함께 현대차의 '금고지기' 역할을 하며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추구하는 수익성 회복에 큰 힘을 보탤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 '재무통' 이원희 사장+김상현 전무...수익성 회복 급선무
1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는 19일 현대차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상현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그의 사내이사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 수석 부회장과 ▲이원희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연구개발본부) ▲하언태 사장(울산공장장) ▲김상현 전무 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경영과 위기 관리 등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재무 실력과 함께 그룹 수뇌부의 인정을 받아야만 오를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단적으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2009년 재경본부장을 맡다가 2014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부터 사장까지 고속승진을 거친 이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 아래 지금까지 현대차를 이끌고 있다.
이후 2016년 최병철 부사장이 재경본부장을 하다가 지난해 말 사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증권으로 이동했다. 김상현 전무는 이 때부터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1968년생 김 전무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해 2011년 회계팀장, 2013년 회계관리실장(이사) 2017년 현대차 미국법인(HMA) 재경실장(상무) 등을 맡아왔다.
현대차가 재경본부장 출신의 사장에 이어 김상현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려는 배경은 현대차 수익성과 미래 사업으로 모아진다. 갈수록 감소하는 영업이익률 등으로 인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과 동시에 전기동력차 등 미래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마비된 상황에서 이원희 사장을 중심으로 재경에서 경영 전반에 걸쳐 콘트롤을 많이 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어 "평소 이원희 사장은 돈을 잘 벌 때는 모르겠는데, (현재) 돈을 잘 벌 때가 아니기 때문에 '금고지기'의 중요성을 상당히 강조해왔다"며 재경의 무게감에 대해 설명했다.
재경 특성상, 실수하거나 실패하면 회사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단 한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이 사장의 곧은 뜻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차 영업이익률 추이 [그래프=홍종현 미술기자] 2020.03.16 peoplekim@newspim.com |
◆ 코로나19 미국·유럽 글로벌 확산 '변수'…올해 영업이익률 5% 목표 달성할까
2017년까지만 해도 5% 전후를 유지한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이듬해부터 2.5%로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3.4%로 겨우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3~4분기 미국 등 세타2 엔진 보상으로 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됐으나 수익성이 다소 개선됐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은 이 사장과 호흡을 맞춰 올해는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영업이익률 5%, 2025년 8% 목표로 수익성이 높은 SUV와 제네시스 등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현대차 차종별 판매 비중은 SUV가 40.5%로, 40%를 처음으로 넘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은 미국 등 현지에서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김상현 전무는 올초 경영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판매 비중에서 25% 이상을 차지하는 아반떼와 투싼이 올해 완전변경 신모델 출시로 판매 모멘텀을 더욱 강화하고 하반기에 제네시스 중형 SUV GV70까지 출시되면 올해 현대차 SUV 비중은 43%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권역별로 판매 수익성을 고려해 합리적이고 차별화한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며 "북미와 중남미·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량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유럽은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와 함께 코로나19까지 겹쳐 올해 영업이익률 5% 달성은 미지수다. 미국과 유럽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지고 있다. 미국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가 하면, 유럽이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주변국과의 국경을 봉쇄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김 전무로서는 코로나19 돌발 변수에 올초와 상반된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며 "이원희 사장과 함께 재무통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적극적으로 보여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선 수석 부회장은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61조원 투자해 전기차 등 미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 44개의 전기동력화 차량 등을 운영하고, 개인 비행체 시장 등 신시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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