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 도착…대구·경북 등 전국 의료시설 전달
추진 과정서 미얀마 한국 입국금지 조치 등 난관…외교부와 협업해 극복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국방부가 미얀마에서 방호복을 수송해오기 위해 공군 수송기(C-130J) 2대를 긴급 투입했다.
18일 국방부는 "지난 9일 보건복지부가 미얀마로부터 국가비축 방역물자 수입을 일주일 앞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국적사(KE) 운항이 중단돼 공군 수송기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 군 수송기가 해외물자 운송 임무에 투입된 첫 사례다.
C-130 수송기 [사진=국방부] |
국방부는 "코로나19로 급박한 국내 사정을 고려해 하루라도 서둘러 방역물자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한 조치"라며 "태국 방콕을 경유한 민간항공기편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의료인력에 대한 방역물자 추가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에서 민간 항공기는 최소 2주 이상의 오랜 기간이 소요돼 군 수송기 투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입해오는 물자는 수술용 가운 8만벌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수송기는 이날 아침 김해공항에서 출발, 오는 19일 새벽 다시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방역물자들은 업체 물류창고로 수송된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을 포함한 전국 의료시설로 전해져 선별진료소 등에서 일회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에서 의료진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2020.03.09 mironj19@newspim.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실 이번 군 수송기를 통한 해외물자 운송 추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있었다. 검역절차와 관련해 미얀마 측에서 한국인 입국 금지 대상을 지난 12일부터 경남지역까지 확대하면서 김해지역에서 출발하는 수송기(C-130J) 임무 수행 승무원들에게 14일 간의 격리조치를 공지한 것이다.
결국 미얀마로 입국하는 C-130J 조종사와 승무원 전원이 코로나19 음성진단서를 제출하고, '현지 비행장 내에서만 임무를 수행한다'는 조건으로 검역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었다.
통관절차 역시 군 수송기에 의한 상업물자 수출은 전례가 없는 데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감염병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pandemic)을 선언하는 등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서 미얀마 측 외교부, 항공청, 세관 당국 등과 막판까지 긴장감 속에 협의를 진행하는 등 홍역을 치러야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국방부는 "군 수송기를 통한 상업물자 수송은 군에서 급박한 국내 상황을 고려하여 최초로 그 사례를 만든 것일 뿐만 아니라,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국방부와 외교부(주 미얀마대사관) 간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불가능한 상황을 가능하도록 진전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임무 통제를 맡게 된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 이덕희 대령(진) (5비 항공작전전대장)은 "2박 3일 걸리는 거리를 무박 2일로 오가는 강행군이만,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의료 현장에 도움을 드리게 된다고 생각하니 전혀 피로감을 느끼지 못했다"며 "이러한 국가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일에 우리 공군에서도 한 몫을 감당할 기회가 주어지게 되어 스스로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현재 국방부(국방신속지원단)는 코로나19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전국 어느 지역이든 긴급 투입할 수 있도록 총 16개 육로수송전담반을 편성하여 운용 중이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