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총선 GO!] 공수처 통과 주역 이원욱 "대화가 가능한 사회를 꿈꾼다"

기사입력 : 2020년03월29일 09:55

최종수정 : 2020년04월13일 10:23

공수처·선거법 처리한 4+1 협의체 구성한 핵심
캠프 관계자 "험지를 텃밭으로 가꾼 것 아닌가"
"아이들이 성장하는 도시, 동탄으로 화성 바꾸겠다"

[화성=뉴스핌] 김현우 기자 = "아주 사소한 사안이라도 국회에 들어오면 진영 논리에 갇혀서 싸우고 이념화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10일 신임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됐을 때 일성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가장 우측에 있다고 꼽힌다. 그러면서도 가장 유연한 의원으로도 평가받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그를 본 야당 관계자는 "양당 이해가 부딪힐 때, 야당 의원들과 직접 접촉해 가며 대안을 마련하곤 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여당에서 대화가 가능한 인물 중 하나이지만 한편으로는 협상으로 원하는 것을 다 가져가는 정치인"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지는 않다"며 "단지 기업하기 좋은 나라, 노동이 행복한 나라를 청년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진영논리를 극복하며 대화와 타협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화성=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화성을 후보. 2020.03.27 pangbin@newspim.com

◆ '공수처 대전' 승리 주역, 4+1 협의체 구상한 전략통

이원욱 의원은 지난해 5월 원내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주로 다른 정당과의 협상 창구를 맡는다.

이 의원이 수석을 지내는 동안 국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선거법은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많았던 탓에 협상이 쉽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결과물을 냈다.  

이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가 협상을 추진하는 대상은 야당만이 아니라 같은 당 원내대표와 다른 의원들, 지도부까지 포함된다"며 "선거를 앞두고 다른 야당들도 빈틈을 내어주지 않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입법연대 형태인 '4+1 협의체'로 이를 돌파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의원들에 더해 대안신당 측까지 뭉치게 됐다. 협의체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리로 민생법안을 하나하나 합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적잖은 잡음이 있었다. 지역구 당선보다 비례대표 당선이 용이한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확대를 요구했다. 반면 지역이 탄탄하고 정당 지지율이 낮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측은 정당 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되 최소한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였다.

본래 선거법은 지난해 말 지역구 225석, 연동형 비례대표 75석으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지역구를 현행보다 28석이나 줄이는 면에서 적잖은 반발이 있었다. 선거구 조정 과정에서 거대 선거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인구가 적은 강원도나 호남, 경북 지역에서 불만이 많았다. 비례성을 갖추더라도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다.

4+1 협의체는 지역구를 253석으로 유지한 채 연동형 비례대표제 30석과 현행 병립 17석으로 선거법을 수정했다. 결과물이 '누더기 선거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과정 자체로는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를 들었다. 과반 의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한국 정치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입법연대'를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표결이라도 늦춰보자던 한국당의 '수정안' 남발 시도도 막아냈다. 당시 야당은 "이 법은 모년 모월 모일부터 시행한다"는 식으로 숫자만 바꾼 수정안을 여럿 제출했다. 민주당은 이에 가장 마지막에 수정안을 내는 방안으로 대응했다. 가장 늦게 제출된 수정안부터 표결한다는 국회법을 잘 알아서 가능한 일이다. 

이 의원은 " 4+1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틀을 고안한 뒤에 민생법안의 국회통과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상황이 급박했고 예측이 불가능해 여러 대안을 마련해 놓고 일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공수처와 선거법 입법을 마무리 지은 뒤 홀연히 원내수석 자리를 내놓았다. 이 의원은 "몸은 축났지만 민생법안을 얻었다"며 "소임을 다 한거라 생각해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사임의사를 밝혔고 받아들여졌다"고 전했다.

 

[화성=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화성을 후보. 2020.03.27 pangbin@newspim.com

◆ 험지를 텃밭으로 바꿔 낸 당직자 출신 국회의원 

이원욱 의원은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 공채 1기 출신이다. '학생운동을 했던 노동자'였던 그가 뛰어든 계기는 1997년 대선이다. 대선 직전까지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우세가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이 의원은 "당시 김대중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민주주의·공정·정의 등 가치가 실현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선거에만 기여하고 돌아가려 했지만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당직자에서 국회의원으로 도전한 계기를 묻자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후보가 없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보수 텃밭이던 화성을 선거에 나설 사람이 없었다. 당직자였던 이 의원은 후보가 없으면 안 된다며 정세균 당시 의원과 상의를 했고 본인이 공천을 신청했다.

첫 도전은 36.39% 득표에 그쳤다. 이후 지역위원장을 맡아 지역을 다졌고 19대와 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동탄신도시가 추진되면서 젊은 사람들이 늘어난 덕이 크다지만 이 의원 지역구 활동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 의원을 오래 지켜본 캠프 관계자는 "보수정당 지지자들을 민주당 지지자로 바꿔냈다"며 "험지를 텃밭으로 바꾼 것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닮고 싶은 정치인으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꼽았다. 각각 '상인의 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을 갖췄고, 정당 우위에서 시민 우위로 정치 지형을 바꿨으며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심어냈단 이유에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롤모델로 꼽았다. 이 의원은 "부드러운 품성과 소통능력을 갖췄고 늘 공부하는, 노력하는 정치인"이라며 "저 역시 분열보다는 화합, 상생을 지향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해 5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9.05.16 kilroy023@newspim.com

◆ "최저임금 집중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과 공정거래 대안 부족했다" 

이원욱 의원은 특히 '먹거리'에 관심이 많다. 그의 지역활동 특징은 기업방문이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들이 화성을 지역에 많은 이유도 있겠지만 매주 기업을 방문하며 현장 의견을 듣는다.

특히 이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의 탄력적 적용 등을 두고 '현실적' 접근을 해왔다. 민주당의 대다수 현역 의원들과는 살짝 결이 다른 접근이다. 이 의원은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방향과 가치는 옳지만 혁신성장과 공정거래가 같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틀이 모두 흔들린다"며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대안 고민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경제 정책에 반대로 일관해온 야당에도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제로페이' 입법 무산을 예로 들며 "한국당이 협상 테이블에서 보여준 모습은 '무조건 문재인 정부 반대'였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소상공인의 경제, 간편결제시스템 도입, 소득공제폭 확대 등 제로페이 입법을 추진했지만 야당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며 "결국은 국민이 피해를 봤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선거를 앞둔 출판 기념회에서도 정치계에서 흔한 '자기 홍보'용 책을 내지 않았다. 오히려 '수소에너지' 입문서에 가까웠다. 이 의원은 "기후변화 등 환경과 아동문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치인보다 먼저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왔다"며 "민주당의 가치는 경제성장과 같이 가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가 '협상이 책무인 국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20대 국회는 식물국회로 살다가 마지막에 동물국회가 됐다"며 "21대 국회는 협상을 통한 민생 국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지역 공약으로 인덕원-동탄선 연장, 동탄트램 사업 가속화 등을 내놓았다. 1500석 규모 문화 공연장을 건설하고 경기도립·화성시립도서관과 국제규격 실내 수영장도 건설한다는 공약도 냈다. 이 의원은 "동탄은 아이를 가진 3,40대 학부모가 사는 도시"라며 "그 아이들이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 화성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지역 공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3선 의원이 된다면 '3공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공정',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공생',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 '공존'이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정치인이 아닌 문제를 풀어가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분열보다는 화합, 상생을 지향하는 정치인이, 협의에 솔선수범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해 9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제4차 본회의 경제 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2019.09.30 leehs@newspim.com

◇ 이원욱 경기 화성을 더불어민주당 후보 약력

1982년 고려대 법학과 입학
1985년 민정당 중앙정치연수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구속
1998년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 공채 1기
2012년 19대 화성을 국회의원 
2016년 20대 화성을 국회의원 
2016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2019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 뉴스핌은 4·15총선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자 외에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인터뷰 일정이 잡히는대로 추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의 뉴스핌 총선특별취재팀(02-761-4409)

with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IG넥스원, 루마니아 방공시스템 탈락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이 루마니아 정부의 단거리 방공 시스템 도입 입찰에서 서류상 오류로 탈락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지난 16일 루마니아의 공공조달 관련 민원 행정기관인 CNCC에 입찰 탈락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LIG넥스원 판교R&D센터 전경 [사진 = LIG 넥스원] LIG넥스원은 이달 초 루마니아의 단거리 방공 및 초단거리 방공 시스템 2차 입찰에서 탈락한 바 있다. 입찰 참여 초기 단계에 필요한 보증금 영수증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서류상 실수가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LIG넥스원은 이견을 주장하고 있다. 입찰 회의 당시 공정하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LIG넥스원은 이의제기 문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아직 탈락한 것은 아니고 서류제출 과정에서 상호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사업 주관 기관에서 정한 이의제기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찰 보증금 규모는 해당 입찰 진행 사업비의 1% 수준인 420만달러(61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aykim@newspim.com 2024-12-24 15:54
사진
[GAM] 비만약 '젭바운드가 오젬픽 눌러' 이 기사는 12월 20일 오후 3시1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비만약 시장이 급팽창하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LLY)의 젭바운드(Zepbound)가 매출 1위 상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보다 강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030년 1000억달러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가 강한 입지를 구축할 가능성이 확인된 데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포함한 그 밖에 신약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젭바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위고비(Wegovy)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72주간의 실험에서 젭바운드가 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나타냈고, 위고비는 14%의 감량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오젬픽과 핵심 성분이 동일하다. 때문에 젭바운드의 비만 치료 효과가 오젬픽을 앞지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의료계가 의미를 두는 이유는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현격하게 클 뿐 아니라 부작용이나 환자의 편의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 해도 불면증이나 탈모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면 환자나 의료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 힘들고, 매출 성장 역시 기대할 수 없다. 이번 실험 결과 젭바운드가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일라이 릴리의 매수 추천이 꼬리를 모는 모양새다. 젭바운드를 투여하는 비만 환자 [사진=블룸버그] 이번 결과에 월가가 조명을 집중하는 이유는 비만약 시장 규모가 중장기적으로 고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0년 1000억달러에 이르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3년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달러로 파악됐다. 골드만 삭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불과 7년 사이 비만약 매출액이 52배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젬픽 [사진=블룸버그] BMP 캐피탈 마켓은 이보다 강력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세계 비만약 시장 규모가 2033년 1500억달러에 이른다는 시나리오다. 각 업체가 제공한 데이터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까지 비만약 시장에서 1위 상품은 오젬픽이다. 2023년 132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 31억달러의 실적을 낸 위고비를 현격한 차이로 따돌리고 명실상부 1위를 차지했다. 젭바운드는 2023년 11월 본격 출시됐다. 판매를 개시한 뒤 첫 한 달 동안 약 1500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24년 들어서도 오젬픽이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며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위고비가 25%의 점유율을 나타냈고, 젭바운드는 여전히 출시 초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제한적인 상태다. 본래 오젬픽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고, 지난 2017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해당 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비만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서 비만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젭바운드와 위고비는 처음부터 비만 치료 목적으로 개발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비만 치료제라고 할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약이 오젬픽이지만 젭바운드를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은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젭바운드의 매출은 12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가 기대했던 16억9000만달러에 미달하는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도매 재고 물량이 줄어든 데 따라 매출이 예상치에 못 미쳤다고 설명한다. 젭바운드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최근까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공급 부족 의약품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돼 있다. 이와 함께 일라이 릴리가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에 나서지 않은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젭바운드의 판매 실적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라이 릴리 주가가 하락 압박을 받기도 했다.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젭바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된 데다 일라이 릴리가 유통망을 크게 확대하고 나섰다는 소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젬픽과 젭바운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적용 대상이 확대되면서 시장 영역이 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JP모간은 보고서를 내고 GLP-1이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수면 무호흡증과 관절염, 만성 신장 질환, 알츠하이머, 특정 형태의 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심장 질환 리스크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일라이 릴리가 GLP-1 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제조 시설에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는 움직임도 잠재적인 적용 확대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업체는 넥서스 파커수티컬스의 신축 생산라인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GLP-1 약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난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했다. 이어 10월 업체는 45억달러를 투자해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라는 이름의 리서치 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조 설비에 이어 임상 실험을 위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투자 매체 모틀리 풀은 일라이 릴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 포석을 두는 데 커다란 의미를 실었다. 넥서스 파머수티컬스에게서 인수한 설비는 2025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가동이 가능하고, 릴리 메디신 파운드리 역시 2027년 개설할 예정이다. 당장 급성장하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10년 앞을 내다보고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움직임이 투자자들에게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는 평가다.   shhwang@newspim.com 2024-12-23 14:3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