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일본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주요 제조기업의 절반이 미국과 유럽의 공장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매출액이 큰 주요 제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일 시점에서 가동을 중단한 공장은 전 세계 약 3450개 중 291개에 달했다. 이는 한 달 반 새 40%가 늘어난 수치다.
내역을 살펴보면 전면 또는 일부 생산을 중단했다고 답한 기업의 비율은 미국에서 49%, 유럽에서는 58%에 달했다.
특히 세계적인 수요 감소에 직면해 있는 자동차 업체들이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혼다의 경우는 북미 전체 생산 공장 중에서도 적어도 18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글로벌 전체 공장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다.
[우한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공장 가동을 재개한 혼다의 우한 공장. 2020.03.30 goldendog@newspim.com |
토요타도 북미와 유럽 등 최소 14개국에서 18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가동 재개와 관련해 "각국 정부의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전망이 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부품 등 관련 기업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아이신정기는 해외 약 100개 공장 중 30% 이상에서 가동을 중단했다. 브릿지스톤도 전 세계 타이어공장 78개 중 미국 7개를 포함한 23개 공장을 순차적으로 중단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회사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한편, 중국 내 생산은 빠르게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중국에서 생산을 중단한 공장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20%에 그치며, 춘제(春節) 연휴가 끝났던 2월 10일 당시 76%에서 크게 감소했다. 다시 말해 80%의 기업이 중국 내 생산을 정상화했다는 것이다.
중국 외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71%의 기업이 '일부 중단'이라고 답했다. 2월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정상 가동이 93%, 일부 중단은 7%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조업 중단에 들어가는 기업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
전국에 이동 금지 등 봉쇄령을 내린 인도에서는 파나소닉과 스즈키가 조업을 중단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공장을 멈추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히타치제작소와 다이킨공업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태국에서는 자동차 공장들이 생산을 멈췄다.
설문에 답한 일본 기업들의 58%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생산계획이 작년에 비해 "다소 감소할 것" 또는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증가할 것" 또는 "다소 증가할 것"이란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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