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에서 코로나19(COVID-19)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보건당국 수장들이 정상 간 통화에 이은 후속 조치로 2개월 만에 처음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31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마샤오웨이(馬曉偉) 위건위 주임과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30일 저녁 전화 통화를 했다고 보도했다.
위건위는 마 주임이 아자르 장관에게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7일 전화통화로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긴밀히 논의하고 양국 간 협력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중국의 경험과 정보를 높이 평가했고, 시 주석은 미국의 대응을 능력이 되는 한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기자들에게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의료장비를 받았다며, "중국이 우리에게 물자를 보냈다. 매우 훌륭하다. 러시아도 매우 큰 비행기로 의료장비를 보냈다. 매우 친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물자를 보내 나는 매우 놀라우면서도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 주임은 "중국 보건 시스템이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등 중국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중 양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협력 관계를 지속할 것이고 중국은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한 정보와 경험, 기술을 미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투명하고 개방적이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위건위에 따르면, 아자르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중국의 노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미국은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 주임과 아자르 장관의 이번 통화는 지난 1월 28일 이후 처음이다. 이후 양국은 코로나19의 발원과 중국의 전염병 대처 방식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코로나19를 지속적으로 '중국 바이러스' '우한 바이러스' 등으로 부르며 중국 정부의 은폐가 문제를 키웠다고 비난해 온 한편, 중국은 미군이 중국에 코로나19를 퍼뜨렸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중국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3000명을 넘어서며 전염병 확산의 기점이 미국으로 넘어가자 양국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 코로나19 상황판에 따르면, 한국시간 31일 오후 4시 5분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만4610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 중인 반면 중국은 8만2240명으로 전 세계 네 번째로 밀려났다.
미국 내 사망자 수는 3170명으로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수(2977명)를 넘어섰다. 중국 사망자는 3309명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