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유보금 4000억원 중 1400억 투입
빙그레-해태 합산 점유율 42%...롯데와 '양강'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빙그레가 1400억원을 투입해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했다. 이로써 빙그레는 빙과업계 1위였던 롯데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이사회 결정을 통해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빙그레는 이날 해태아이스크림 보통주 100%인 100만주를 총 1400억원을 투입해 인수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0.03.31 oneway@newspim.com |
◆빙그레, 사내유보금 4000억 실탄...빙과 1위사 도약 위해 투자
빙그레는 애초 해태제과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지난 1월 해태제과가 해태아이스크림을 물적 분할한 뒤 매각을 검토하고 있을 당시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한 후 인수까지 빠르게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대금은 계약금 10%를 선지급 한 후 실사 과정을 거쳐 나머지 90%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빙그레는 보유중인 사내유보금 총 4000억원 중 일부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빙그레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약 4051억원. 이 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 465억원과 단기 금융자산 2410억원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치룰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관계자는 "좋은 투자처를 찾아 사내유보금 중 일부를 통해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태인수로 시장 42% 차지...롯데와 '양강' 형성
이번 인수로 빙과업계 구도에 지각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합쳐 롯데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1위는 롯데제과로 약 2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빙그레가 27%로 그 뒤를 쫒고 있다. 업계3위는 롯데푸드로 16%, 4위가 해태제과식품으로 15%를 각각 차지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처럼 해태아이스크림 법인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빅 4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롯데와 빙그레가 5%정도 차이를 두고 양강을 형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이번 인수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 사가 보유한 공장을 활용해 생산, 유통 효율성을 달성하는 한편 빙그레의 해외 유통망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의 유명 브랜드를 수출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는 국내 업체 중 빙과류 수출 1위 기업"이라며 "향후 해태아이스크림을 수출하기도 용이해져 글로벌 사업을 더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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