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민주당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인해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연기하기로 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당초 7월 13∼17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 예정이던 전당대회를 8월 17일로 시작하는 주로 미루기로 했다고 CNN 방송 등이 전했다.
이같은 결정은 대선 후보 선출이 유력시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감안, 7월 전대 연기를 시사한 뒤에 나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대규모 모임 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할 때 7월 전대를 그려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리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 24~27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릴 예정인 공화당 전당대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개최될 에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8월 공화당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민주당의 전대 연기 결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상적인 후보 경선과 바람몰이가 힘들어진 상황을 고려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자 대결로 축소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선거 운동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에 묻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을 통한 흥행도 사실상 실종, 오는 11월 대선을 통해 백악관 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칩거 모드'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2∼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얻어 47%를 기록한 트럼프 대통령을 간신히 앞섰다. 지난 2월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7% 포인트였던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격차가 사실상 동률로 좁혀진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대 연기 카드로 민주당은 흥행몰이 재점화를 노리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부진한 흐름을 회복할 시간을 벌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한편 민주당과 공화당의 8월 전당대회가 일주일 사이로 개최될 경우 '코로나19 극복 공과'를 두고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코로나19'가 11월 미국 대선 결과까지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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