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나(에모토 다스쿠)는 하코다테의 한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구 시즈오(소메타니 쇼타)와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어느 여름 퇴근길, 서점에서 같이 일하는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와 만나 친해지면서 둘은 연인 비슷한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시즈오까지 함께 어울리게 된 후 세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감지된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스틸 [사진=㈜디오시네마] 2020.04.14 jjy333jjy@newspim.com |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비운의 천재 작가 사토 야스시의 초기 대표작인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소설의 배경인 1970년대 도쿄를 현재의 홋카이도로 옮겨오되 주인공들의 기본적 감정선은 그대로 유지, 보편적 청춘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세 주인공은 함께, 그러나 또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청춘을 지나간다. 누군가는 물 흐르듯 무심하게, 누군가는 불확실한 현실에 답답해하면서도 순간을 즐기면서, 또 다른 누군가는 모든 게 소멸하길 기다리며 청춘을 흘려보낸다.
메가폰을 잡은 미야케 쇼 감독은 이 세 청춘에 고루 시선을 나눠준다. 아울러 이들이 서로를 통해 생각과 성격이 변하는 과정을 담백하면서도 밀도 있게 그려낸다. "힘든 건 있지만 거기에 인생을 내던지지 않고,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연애하는 걸 소중히 여기는 청춘을 담고 싶었다"는 게 감독의 연출 의도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마무리된다. 소설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청춘의 끝을 보여줬다면 영화는 여전히 흘러가는 청춘의 한 부분에 머문다. 물론 그 또한 열린 결말이라 해피엔딩이라 단정 지을 순 없으나 적어도 회한이나 아쉬움으로 젖어 들진 않는다. 불완전하지만 찬란한 청춘의 기운만은 남아 스크린을 채운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31회 도쿄국제영화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이다.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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