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실무팀 잠정합의안 13%의 4배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간 13억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9년 한국 측 분담금인 1조 389억원보다 50% 가량 높은 금액이다.
7일 동아일보는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 정통한 워싱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은 연간 13억달러 선을 요구하고 있다. 13억달러는 미국 측이 적용한 환율 계산으로 전년 대비 49% 증액이 된다"고 보도했다.
[파닉스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허니웰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은 뒤로 한채 고글만 썼다. 2020.05.05 |
앞서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말 지난해보다 13% 정도 오른 수준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며 최종 타결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국은 자신들이 최초 요구액 50억달러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왔다며 추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한국이 방위협력을 위해 더 많은 돈을 내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아직 합의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앞서 국회에서 "13% 인상안이 우리로서는 가능한 최고 수준의 액수"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은 인상률 13%도 낮은 수치는 아니다. 한국은 2007년 7차 SMA 6.6%, 2009년 8차 2.5%, 2014년 9차 5.8% 등 2000년대 중반 이후 10% 미만의 인상률을 유지했다. 이와 비교하면 50% 인상률은 비현실적으로 부풀려진 주장으로 볼 수 있다.
한미는 지난 3월 17~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한 7차 회의 이후 대면 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 유선·화상 소통은 진행 중이지만 금액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대통령 선거에 집중하고 있어 본격적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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