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준비했던 남북 평화사업, 아직 성과 못 거둬
문대통령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야"
북미 관계에 연관된 남북관계, 전문가 "교착 장기화"
[서울=뉴스핌] 채송무 허고운 하수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부로 집권 3년을 넘어 4년차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임기 전반기 내내 야심차게 추진했던 남북 화해 협력이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핵심 정책을 마무리해야 하는 집권 후반기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2주년인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판문점 선언의 실천을 속도내지 못한 것은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우리는 현실적인 제약 요인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작은 일이라도 끊임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시작으로 가축 전염병과 접경지역 재해 재난, 기후환경 변화 공동 대응, 남북 간 철도 연결, 비무장지대 국제 평화지대화,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사업과 이산가족 상봉 및 실향민들의 상호 방문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아직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 교환한 뒤 서로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
◆2년 전 판문점서 남북 정상 손 맞잡아 기대 높았지만
협력 무드 1년 못 넘었다…2차 북미 회담 결렬에 교착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남북관계는 최악이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이 무력 도발을 이어가면서 한반도에는 전쟁 위기가 높았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이후에도 5월 21일에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 5월 27일에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 5월 29일에 스커드 개량형 ASBM 등을 잇달아 발사했다. 6월 8일에는 지대항 순항 미사일, 7월 4일에는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9월 3일에는 6차 핵실험까지 강행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친 언사까지 합쳐져 한반도에서 전쟁이 우려되던 상황은 2018년 4월 27일 이뤄진 남북의 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말끔히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이후 비공개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 9월 남북 평양 공동선언으로 이어지며 70년 분단의 역사는 마침표를 향해 달려가는 듯 했다. 특히 남북이 9.19 공동선언을 통해 그동안 적대관계 종식을 선언하면서 더욱 기대는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남북 화해 협력은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협상 결렬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장기 교착에 빠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청와대】 |
◆ 힘 받은 문재인 정권, 다시 남북 협력 재개 바라지만
전문가 "당분간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적다"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꾸준히 북한에 대화를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등이 친서를 주고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대화를 희망하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북한은 여전히 응하지 않았다. 문제는 북한이 남북 대화에 대해서도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환경에도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북한이 문재인 정권의 이같은 제안에 호응할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그러나 "대북 제재의 키를 갖고 있는 것이 유엔이니까 북미 관계도 많이 풀려야 하는데 북미의 비핵화에 대한 차이가 여전한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간 이런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총선에서도 압승했기 때문에 남북관계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전에 하고자 했던 일을 할 것"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4차 남북정상회담 등을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원칙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에 대해서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단기적으로는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경제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우리만 코로나19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북한은 외화 수입원이 차단됐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부분적으로나마 경제 협력이 재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하반기의 이야기"라고 분석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