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방명록에 '님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적어
[광주=뉴스핌] 김현우 기자 = 올해 5월 광주는 진지하고 차분했다. 코로나19 탓에 5·18 광주항쟁 기념식이 대폭 축소된 이유도 있겠지만 보수당을 향한 고성과 몸싸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와 달리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8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식을 마쳤다. 지난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국립묘지 입구에서 성난 시민에 둘러 쌓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특히 옛 전남도청 광장에서 열린 민주화기념식 마지막 순서 '임을 위한 행진곡' 식순에서는 팔뚝질을 하며 노래를 불렀다.
기념식을 마치고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차례로 만난 뒤 천정배 민생당 의원과 함께 아무런 논란 없이 행사장을 떠났다.

◆ 거듭 머리 숙인 주호영 "당론 정한 적 없지만 당 지도부가 (사과)한 것은 당의 뜻"
주 원내대표는 이날 정오께 망월동 5.18 국립묘역을 찾았다. 방명록에 남긴 글귀는 '5월 정신으로, 자유와 정의가 역동하는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겠습니다'였다.주 원내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유족들과 만나 "우리 당과 관련된 분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점에 대해 거듭 죄송스럽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터져나온 망언 논란을 공식적으로 거듭 사과한 것이다. 그는 통합당 일각에서 제기된 "사과는 당론이 아니다"라는 반발성 주장에도 불구, "당론을 정한 적은 없지만 당 대표나 원내대표가 한 것은 당의 뜻으로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갈등과 상처를 모두 치유하고 5·18 정신으로 하나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미래통합당은 5·18 정신에 기반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하나 된 국민 통합을 이뤄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 민주당 지도부, 5·18 항쟁 당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씨 묘역에서 한동안 머물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15분께 당선인 150여명이 합동 참배를 진행했다.
이해찬 대표의 헌화와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참배 행렬에는 차기 당권 도전자로 알려진 홍영표·우원식 의원과 국희의장단 도전장을 낸 박병석·김진표·김상희 의원이 나란히 서 눈길을 끌었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하는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도 이해찬 대표의 다음 순서에서 헌화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님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이날 여야 지도부의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윤상원 당시 시민군 대변인의 묘역이었다. 국립묘역 맨 앞줄에 위치한 윤상원 열사의 묘비를 이 대표는 한참 동안 바라봤다. 주 원내대표도 윤 열사의 묘비를 앞뒤로 자세히 살펴봤다.

묘역에는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민생당 지도부도 함께 했다. 손학규 전 민생당 선대위원장을 비롯해 묘역을 방문한 민생당 지도부는 민주당 참배가 끝난 직후 이 곳을 찾아 헌화했다. 이 대표와 손 전 위원장의 동선이 겹쳤지만 손 전 위원장이 헌화를 진행하던 중이라 별다른 인사는 주고 받지 않았다.
한편 이날 논란을 빚은 윤미향 민주당 당선인은 묘역을 찾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쉼터 조성·운영에 있어 아버지에게 관리를 맡기는 등 횡령·배임 의혹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에 대해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심각하고 무겁게 상황을 보고 있다"며 "조사 계획은 없지만 (당 지도부)가 긴밀히 상의 중"이라고 전했다.
with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