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형식적 재검토가 아냐"…이관계획 '백지화' 시사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서 소속 연구기관들을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현재 질병관리본부 소속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가 확대 개편되는 감염병연구소를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페이스북 ] 2020.03.09 photo@newspim.com |
현재 추진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지만, 산하의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는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돼 보건복지부로 이관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및 주요 질환 연구 업무를 하는 기관이다. 이 기관이 복지부로 넘어가면 질병관리청은 연구 기능을 빼앗기고 역학조사와 검역 등의 기능만 갖게 돼 '무늬만 승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이관에 따라 질병관리청 정원은 907명에서 746명으로, 예산은 8171억원에서 6689억원으로 축소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하면 청장은 국장급 6명 등에 대한 인사권을 갖게 되며 예산도 독자적으로 편성하게 된다"며 "독립기구 위상 확보와 별도로 연구기관이 복지부로 이관되면 인력과 예산이 감축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질병관리청의) 조직을 축소시키려는 목적이 있던 게 아니다"라며 "감염병연구소를 확대시키는 데엔 전체 바이러스 연구를 통합하고 산업과 연계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핵심관계자는 "그러려면 이것을 복지부로 이관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논의 과정에서 언론과 일부 전문가들 의견을 문 대통령이 숙고한 끝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에 맞도록 충분한 조직 보강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형식적 재검토가 아닌 전면적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점에 주목해달라"며 이관 계획 '백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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