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사은 행사를 진행하면서 시민 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스타벅스 측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 증정품인 서머 레디백과 서머 체어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2020.06.17 jjy333jjy@newspim.com |
◆코로나 뚫은 레디백 열기…대책 마련에도 '소용無'
지난달부터 전국 스타벅스 매장 앞에는 몰려든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 사은품인 '서머 체어'를 받으러 온 고객들이었다. 스타벅스는 5월 21일부터 음료 17잔을 마신 고객에게 소형 캐리어 '서머 레디백'과 캠핑 의자 '서머 체어'를 증정했다.
뜨거운 인기에 얼마지 않아 사재기와 리셀러(웃돈을 얹어 물건을 되파는 사람)도 등장했다. 한 고객은 커피 300잔을 한꺼번에 구매한 뒤 음료 한 잔과 레디백만 챙겨서 돌아가기도 했다.
이에 스타벅스는 5일부터 사재기 방지 차원에서 '1회 1개'로 레디백 교환 수량을 제한했다. 9일부터는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매장별 재고 확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전날 미리 재고를 확인한 후 새벽같이 매장으로 달려 나왔다. 한 매장 직원은 "오전 7시에 개점하면 10분 만에 모두 소진된다. 6시30분부터 이미 밖에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였지만 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 매장별 재고 확인 서비스 [사진=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캡처] 2020.06.17 jjy333jjy@newspim.com |
◆한정된 수량·인증샷 열풍…"줄서기 막기 힘들 것"
결국 시민단체가 나섰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11일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로부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고발당했다. 마케팅 행사 강행으로 방역 체계를 무너뜨렸다는 이유였다.
문제는 이를 제재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 우선 매장 당 제공하는 레디백 재고가 적다. 그간 행사 상품이었던 수첩(플래너), 돗자리 등과 달리 부피가 커 매장에서 한 번에 보유할 수 있는 수량에 한계가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한 매장 당 수첩은 500~600개씩 입고하지만 레디백은 절반 정도만 가능하다.
전체 수량이 넉넉하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한정된 수량을 먼저 쟁취하기 위해서는 결국 줄을 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SNS '인증샷' 열풍의 영향도 크다고 지적한다. 최근 레디백 교환에 실패했다는 직장인 이해인(31)씨는 "요즘 인증샷 필수 아이템은 레디백이다. 주위에 사진을 안 올린 사람이 없다"며 "물론 줄 서는 건 힘들지만 레디백을 가지려면 어쩔 수 없다. 다들 같은 마음일 거다. 아마 행사가 끝날 때까지 이런 상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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