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장혜영 "조문 않겠다" 선언
정혜연 "사람된 도리 사라져, 탈당 안돼"
盧 서거 이후 입당 '친민주' 당원들 항의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정의당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을 놓고 둘로 나뉘었다. 류호정·장혜영 등 비례대표 의원들이 성추문 고소장을 이유로 조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낸 가운데 오히려 논란을 가중시켰다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다.
정혜연 전 정의당 청년 부대표는 지난 11일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계속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정 전 부대표는 "탈당하시겠다는 분들의 글을 보며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정의당이 이르렀는지 참담함을 느낀다"며 "최소한 사람 된 도리에 맞게 할 말과 안 할 말을 가릴 줄 아는 정치는 어디 가고 사라져버렸다"고 운을 뗐다.
정 전 부대표는 이어 "원내에서 우리당의 스피커가 되는 청년 국회의원이 지금의 상황의 원인이라는 것에 더 참담함을 느낀다"며 "대변인 논평에서부터, 이번 조문 논란까지, 두 국회의원은 자신들의 발언이 어떤 논란을 가져올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왼쪽부터) 장혜영, 류호정 정의당 의원과 심상정 대표, 박예휘 부대표. 2020.04.16 kilroy023@newspim.com |
앞서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박 시장 비보를 접한 직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며 "참으로 당혹스럽고 황망한 일이다.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그리고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뿐"이라고 논평을 냈다.
논란은 이후에 발생했다. 류호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박원순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을 향해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혜영 의원도 지난 11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 아무리 크고 의미 있는 것이었다고 해도,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고 SNS에 남겼다.
결국 박 시장 조문은 정의당 정체성 논란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앞서 정의당 당원 수는 지난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사망 이후 대거 늘었다. 대부분 노 전 의원 후원회장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애정이 있는 친민주당 성향 당원들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조 전 장관을 둘러싸고 발생한 '조국 사태' 당시에도 탈당계를 냈다. 특히 당지도부가 조 전 장관 임명에 반대론을 펼치자 정의당 지도부를 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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