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미국 달러화가 하락세를 멈추고 2년 최저치에서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금을 비롯해 최근 강세를 보인 자산들에 차익 실현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달러화 하락세가 주춤했다.
28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11% 상승한 93.77을 나타냈다. 여전히 94선을 밑돌았지만 추가 하락은 제한됐다. 달러 인덱스는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년 최저치(93.50)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고 기업 어닝을 앞둔 낙관론과 코로나19 백신 기대 등 위험자산 선호 요인으로 달러화 회복이 단기에 그치고 제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시장 심리는 안전 자산을 선호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와 미국 정부의 5차 추가부양안 합의를 주시했다. 소비자신뢰지수와 주택가격지수 등 경제 지표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를 움직일 새로운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달러화가 추가 하락하기 전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 [출처=로이터 뉴스핌] |
UBS의 바실리 세레브리아코브 외환 전략가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장이 가차 없는 매도세 이후 잠깐 휴식을 취하는 것 같다"며 "달러화의 경기역행적(countercyclical) 특성으로 글로벌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하면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는 미국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유럽과 중국 등 코로나19가 비교적 통제되고 있는 나라와 비교했을 때 미국 경제 회복이 늦어질 것을 우려했다.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는 이날 430만명을 넘어섰다. 전날 대비 4만명의 확진자와 1000명의 사망자가 늘어났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사상 최대 일일 사망자 수가 나왔고 텍사스주 확진자도 40만명을 넘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1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는데 민주당과의 의견 차이가 있어 협상이 난관에 부딪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준의 강도 높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도 달러에 부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비둘기파적 기조를 유지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란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연준의 장기물 국채 매입 확대 여부와 일드 캡(금리 통제)의 연내 도입 가능성, 2% 물가 목표 수정 검토 등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2.6으로 6월 98.3에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망한 94.3을 하회했다.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5월 전월 대비 0.7% 상승했고 전년 대비 4.5% 올랐다. 지난 4월 4.6% 상승에서 주춤했다. 10개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3.1% 상승, 4월 3.3%보다 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18달러로 유로화가 달러에 0.30% 하락했다. 전날 유로/달러는 1.1781달러를 기록,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파운드/달러는 1.2932달러로 0.40% 올랐다. 호주달러는 0.7159달러로 미 달러 대비 0.11%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105.08엔으로 엔화가 0.2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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