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등
2분기 주식시장 반등에 증권사도 대약진
포스코·SK이노·에스오일 등 분기 적자 시현
자동차는 "부진 속 반등 모멘텀 마련" 평가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국내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언택트(비대면) 관련 업체들과 반도체 부품사들의 고공행진이 이어진 반면 철강·조선·정유·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수요 충격 여파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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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2020.07.27 0I087094891@newspim.com |
◆언택트 수혜에 네이버 '날개'...반도체 업계도 선방
카카오와 함께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네이버는 2분기 영업이익 2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7% 증가했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22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본업인 광고·쇼핑 외에 네이버 페이, 클라우드 등 IT플랫폼 매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광고주들의 전반적인 예산 감소에도 성과형 광고 매출 급성장, 스마트스토어 쇼핑 거래액 확대 등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이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며 "IT플랫폼 매출 역시 네이버페이 거래액 확대와 클라우드 사업 성장에 힘입어 7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조1500억원, 매출액은 52조96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분기 실적으로는 2018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8조원대에 복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불확실성에도 비용절감과 생산감소를 최소화하며 선방했다"며 "반도체가 가격 상승을 통해 실적 개선을 견인했고, 통신과 가전도 각각 오프라인 비용 절감, 온라인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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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동학개미운동' 증권사, 일제히 반등 성공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영업이익 1조94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5.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3.4% 늘어난 8조6065억원을 달성했다.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증권업종의 2분기 약진 또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증시 대폭락으로 1분기 부진을 거듭했던 증권사들은 2분기 들어 개인투자자 중심의 '동학개미운동' 수혜로 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적자를 시현했던 KB증권은 연결 지준 2분기 영업이익 2302억원, 당기순이익 151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9%, 62.67% 늘어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도 2분기 약진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했다. 2분기 12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하나금융투자의 반기 누적 순이익은 1725억원, 286억원 당기순이익을 거둔 현대차증권의 반기 누적 순이익은 532억원으로 집계됐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의 힘이 연일 거래대금 폭증을 불러왔고, 이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빠져나갈 퇴로가 막혀 있는 만큼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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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중후장대 부진 전망..."자동차만 하반기부터 반등 모색"
반면 제조업, 중화학 업종은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는 2분기 1085억원의 적자로 별도 실적 기준 사상 첫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6조원을 밑돌아 7조4759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업황 부진, 철광석 가격 상승 등 영업환경 악화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며 "탄소강, STS강, 열연, 냉연 등의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에스오일이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4397억원, 에스오일은 164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유가 급락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에 자동차, 항공, 건설 등 전방산업 수요 위축 여파가 실적에 직격탄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동차업종의 경우 제조업 가운데 그나마 선방하며 하반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2분기 영업이익 5903억원, 1452억원을 시현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70% 감소한 수치지만 코로나19 관련 주요 수출국의 수요 급감에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성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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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판매믹스 개선을 통해 물량 감소를 방어하면서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판매믹스 개선에 판매량 회복이 뒷받침될 경우 2021년까지 높은 이익성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