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영국 금융감독당국(FCA)은 부동산펀드 투자자가 환매할 때에는 해당 펀드에 길게는 6개월 전에 사전 통지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현지 부동산펀드에서 약 125억파운드(약20조원)가 부동산 투자에 묶여 투자자의 환매 요청에 응하지 못하고 지급을 연기를 하는 것과 같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조치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영국 FCA는 부동산펀드가 상환요구에 응하기 위해 관련 부동산을 신속하게 처분할 수 없는 경우 발생하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로 하여금 최장 180일 전에 사전에 통지할 것을 고려 중이다.
많은 부동산 펀드들은 투자자들의 고객들의 자금회수에 대해 당일 기준으로 응하고 있고 이 때문에 자산관리나 소매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침체기에는 그렇지가 못하고 지불 연기는 상당한 문제를 동반하다. 투자 플랫폼 AJ벨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사태 이후 대규모 펀드 매각으로 인해 부동산 펀드에서 하루 거래에서 묶이는 투자자들의 현금은 125억 파운드에 이른다.
지난해 부동산 펀드 M&G의 지불 연기와 과련된 부동산 자산은 20억파운드이었고 우드포드 지분인컴펀드는 30억파운드였다. 이런 개방형 펀드에 대해 금융규제당국의 조사 결과 이들 펀드가 별다른 이상이 없느데도 투자한 부동산을 처분하는데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사실은 지난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여파로 부동산 펀드의 투자부동산 현금화가 어려워졌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늦은감이 있다.
부동산 컨설턴트 존 포브스는 "브렉시트 이슈가 불거진 이후 업계쪽에서 이런 조치에 대한 필요성이 높았고 이번 FCA의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FCA 측 대변을 맡는 크리스토퍼 울라드 씨는 "이번 조치가 취해지면 지불 유예가 되는 펀드 수가 줄어들 것이고, 이들 펀드의 유동성 미스매치 문제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FCA는 펀드 투자자의 환매요청 사전통지는 90일전에서 180일전까지로 정하고 이를 예고한 후 내년에 공표할 예정이다.
사전통지 기간을 늘이면 더 좋은 가격에 투자부동산을 매각해서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겠지만 문제가 더 복잡해 지는 이유로 FCA는 최대 사전통지 기간을 180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윌리스오웬의 개인투자부문 대표 아드리언 로우코크는 "요즘 처럼 하루 단위로 유동성 관리를 하는 투자자들에게 과연 이같은 조치가 먹힐지 의문스럽고, 부동산 펀드 업황이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FCA의 조치가 부동산 펀드에 한정되지만 현재 영국의 금융당국은 중앙은행과 협의해서 다른 펀드의 상환 조건에 대해서도 일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런던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을 배경으로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다. 2020.08.03 007@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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