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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수도 관통 '청계천 범람'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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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들의 골칫거리 청계천 홍수..영조 대대적 준설 공사
청계천은 안정 찾았지만...지구온난화에 여전히 홍수 몸살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장마가 한반도에 상처를 주고 있다. 서울 한강에는 9년 만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남부를 거쳐 중부까지 올라온 장마전선은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이재민과 호우에 따른 재해가 속출하면서 시름을 더하고 있다.

◆해마다 물난리

장마는 조선 역대왕들에게도 골칫거리였다. 물길이 부족한 한양도성은 장마철만 되면 청계천이 범람하기 일쑤였다. 지금이야 정비를 통해 청계천에 호우(큰 비)가 내려도 피해를 입는 일이 드물지만, 조선시대에는 '비만 좀 내렸다' 싶으면 물이 넘쳐 '수도 한양'은 물난리로 고통을 받았다.

청계천은 '조선 한양도성의 한강'이나 다름없었다. 한양은 4개의 산을 이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태조 5년(1396년) 도성을 축조할 당시 성벽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문 가운데 정남(正南)에 숭례문(崇禮門·남대문), 정북(正北)에 숙청문(肅淸門·북대문), 정동(正東)에 흥인문(興仁門·동대문), 정서(正西)에 돈의문(敦義門·서대문)을 세웠다.

숙청문은 중종 때 숙정문(肅精門)으로 이름이 바뀐다. 음양오행 가운데 물을 상징하는 음(陰)에 해당하는 이유로 나라에 가뭄이 들 때는 기우(祈雨)를 위해 열고, 비가 많이 내리면 닫았다.

성벽을 이은 4개의 산이 내사산이다. 동쪽은 낙산, 서쪽은 인왕산, 남쪽은 남산(목멱산), 북쪽은 북악산이다. 현재 서울은 한양도성의 확장판이다. 조선시대 외사산으로 불린 지역까지 확장해 경계를 삼는다. 한양 외사산은 동쪽은 용마산, 서쪽은 덕양산, 남쪽은 관악산, 북쪽은 북한산이었다.

한양은 내사산이 둘러싸고 청계천이 도성을 가로지르는 형태다. 현대 서울은 외사산 품에 한강이 관통하는 구조다.

현대 서울의 한강과 달리 조선 한양의 청계천은 문제가 많았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물길이기는 하지만 건기(乾期·비가 많이 오지 않는 시기)에는 말라붙어 하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반면 우기(雨期·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는 북악산이나 인왕산에서 내려온 물이 도심으로 흘렀고, 물길은 남산에 막혀 한강으로 바로 빠지지 못했다. 지형적 특성상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나는 일이 잦았다. 조선의 여러 왕들은 물이 잘 흐르도록 개천(청계천) 바닥을 파내는 준천(濬川)을 실시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한양 도성을 둘러싼 내사산을 붉은 선으로 표시한 모습. 내사산은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낙산을 일컫는다. 2020.08.06 fair77@newspim.com

자연하천을 넓혀 인공하천으로 만드는 작업을 가장 먼저 실시한 것은 태종이다. 태종 4년(1404년) 7월19일, 경기도·풍해도(豊海道)·동북면(東北面)에 큰물이 져서 산이 많이 무너졌다. 이후에도 해마다 장마로 도성이 물난리로 몸살을 앓자 태종은 '청계천 공사'를 명령한다.

태종의 성격답게 공사는 한달만에 마무리된다. 전국에서 불러들인 군사 5만여명이 동원된 공사는 태종 12년(1412년) 음력 1월 15일(대신을 보내어 개천을 준설하는 일 때문에 종묘·사직·산천 신에 고하였다. 경상·전라·충청도 3도의 군인이 모두 5만2800명이었다) 시작돼 한달만인 음력 2월 15일 끝났다.

개천을 준설하는 역사가 끝났다. 장의동 어귀로부터 종묘동 어귀까지 문소전과 창덕궁의 문앞을 모두 돌로 쌓고, 종묘동 어귀로부터 수구문까지는 나무로 방축을 만들고, 대·소 광통과 혜정 및 정선방 동구·신화방 동구(洞口) 등 다리를 만드는 데는 모두 돌을 썼다.(태종 12년(1412년) 음력 2월15일)

개천(開川)이라는 말은 '내를 파내다'라는 의미로 자연상태의 하천을 정비하는 토목공사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 때 공사를 계기로 개천(開川)은 조선초 지금의 청계천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됐다.(서울시설공단 '청계천의 탄생')

◆역대 왕들의 숙원사업...영조의 국가 총동원 대공사

개천 바닥을 넓혔지만 큰 비는 해마다 이어졌다. 물난리에 백성들이 겪는 고통은 컸다. 그러나 하천 준설에는 막대한 인력과 돈이 필수적이다. 왕들은 선뜻 대공사에 팔을 걷어 붙이지 못했다.

세월이 흘렀다. 영조는 태종 이후 350년만에 대공사를 결심한다. 영조는 백성들이 노역에 동원돼 고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직접 청계천에 나가 여론을 묻는다.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영조는 경진년(경진준천·1760년)과 계사년(계사준천·1773년) 두차례에 걸쳐 청계천 정비를 실시한다. 여러 관원들을 비롯해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홍수 피해를 입던 도성 안팎의 백성들이 자원했다. 제주도에 사는 백성들까지도 스스로 합류했다.

준천이 마무리된 뒤 작성된 보고서 '준천소좌목'에는 경진준천에 참여한 인원이 21만5380명으로 기록돼 있다. 국가의 가용자원을 총동원한 대공사였던 셈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영조가 청계천 준천을 기념해 찾은 모습을 그린 '수문상친림관역도' <자료= 청계천박물관> 2020.08.06 fair77@newspim.com

◆조선후기 갈수록 홍수 강도 '극심'

'조선시대의 기상재해 분포에 관한 연구: 홍수와 가뭄재해를 중심으로'(이명희,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2009학년도 석사학위 청구논문)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 나타난 호우기록은 '큰 비'가 457건, '큰 물'이 119건, 홍수가 102건, 폭우가 74건, 물난리는 6건으로 총 827건이다. 세부적으로는 조선왕조실록 798건, 승정원일기 29건이다.

연도별 호우빈도(조선왕조실록·50년 기준)는 1392~1450년이 168회로 가장 많았다. 이어 ▲1651~1700년 160회 ▲1601~1650년 127회였다. 반면 1551~1600년과 1751~1800년은 각각 43회로 적었다.

월별로는 6월(230회)과 7월(208회)이 높았다. 이어 8월(125회)과 5월(102회)에 호우빈도가 많았다.

논문에서는 조선후기로 갈수록 홍수재해의 규모와 빈도가 커진다고 파악했다. 조선 전기와 중기에는 대부분 규모 '약'에 해당하는 재해가 발생했지만 조선 전기말인 1501~1550년대부터 규모 '중'이상의 재해가 비교적 많이 증가했다. 조선중기에는 규모 '중'이상 재해가 크게 증가했고, 1601~1650년대는 '강'과 '극심'한 재해의 빈도가 증가했다.

조선후기에는 1701~1750년대부터 규모 '강'과 '극심'에 해당하는 재해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1751~1800년대 이후까지 '극심'한 재해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팔당댐, 소양강댐에서 물이 방류되면서 한강 수위가 상승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동부간선도로 등 곳곳에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철교 옆 올림픽도로 일부구간이 한강물에 잠겨 있다. 2020.08.06 yooksa@newspim.com

◆왕들의 극심한 스트레스...'원광의 한' 스며 비가 내리니

홍수에 대한 왕들의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성종 9년(1478년) 6월13일. 왕이 예조에 명령을 내린다. 몇 달째 이어진 장마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이라고 보기엔 눈물겹다.

(왕이) 예조에 전교하기를 "하늘의 도는 아득히 멀어서 알 수 없다. 그러나 재앙과 상서는 각각 그 유에 따라 감응되는 것이다. 요즈음 장마가 몇 달을 개이지 아니하니, 아마도 사족의 처녀가 집이 가난함으로 인하여 제 때에 출가하지 못해서 '원광(怨曠)의 한'이 혹 화기(和氣)를 범한 듯하다. 중외에 명하여 혼수감을 넉넉히 주어 시기를 놓치지 않게 하라." 하였다.

성종이 말한 '원광'은 시집·장가를 제 때 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장마가 이어지는 이유가 돈이 없어 시집을 갈수 없는 양갓집 규수의 눈물이 한으로 맺혀 비가 이어지는 것으로 본 것이다.

성종의 '원광의 한'을 풀어주라는 지시는 '웃자고 한 말'이 아니었다. 6일 뒤 사헌부에서 '원광의 한'을 풀어주기 위한 대책을 보고한다. 요즘으로 치면 검찰이 나섰다.

"대전(大典·경국대전)에는 '사족(士族)의 딸로서 나이 30세 가깝도록 가난하여 시집가지 못한 자는 계문하게 해서 자재를 계산하여 지급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경외(서울밖) 관리들은 이를 폐기하고 시행하지 아니하여 혼인하는 시기를 놓치게 하였으니, 매우 옳지 않습니다. 지금 이후로는 경중(한양)에서는 오부(한양 각부)로 하여금 관리하게 하여, 나이 찬 처녀를 빠짐없이 찾아 내어 절계(분기)마다 본부에 보고하게 하고, 본부에서는 이를 다시 확인하여 예조에 보고해서 계문하게 하여 자재를 지급하고, 외방에서는 여러 고을의 권농이정(勸農里正)이 경중의 예에 따라 찾아 내어 본읍에 보고하고, 수령은 사실을 조사하여 감사에게 보고해서 자재를 주어 서둘러 결혼시키게 하고, 만약 혹 숨겨두었다가 나타나면 가장을 죄로 다스리는 한편 관리로서 검거하지 못한 자도 아울러 과죄하게 하소서."하니, (왕이)그대로 따랐다.(성종 9년(1478년) 6월 19일)

30세가 되도록 결혼하지 못한 여성은 나라에서 혼인비용을 대주고, 만약 숨기는 부모와 해당 고을 수령도 죄를 주겠다는 이야기다.

비를 그만 내리게 해달라고 하늘에 비는 기청제(祈晴祭)도 조선왕조실록에는 189번이나 등장한다. 태종 때는 기청제를 위한 제문을 늦게 올린 관리가 감옥에 갇히는 일도 발생한다.

'예문관 장무검열 우승범을 순금사에 가두었다. 임금이 장차 친히 기청제의 향·축을 전하려고 하였는데, 제문이 이르지 아니하였다. 임금이 노하여 말하기를 "새벽에 마음이 전일할 때 향을 전하여 신명을 섬기는 것이 예인데, 지금 어찌하여 늦느냐? 이것은 예방대언의 허물이다. 비가 한이 없이 내려 농사를 해치는데, 나만 혼자 절식하는 것이냐? 어찌 이다지도 걱정이 없는가?"'

왕은 폭우가 내려 밥도 못먹고 걱정하는데, 신하들은 태평하다는 점에 태종이 단단히 화가난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한강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6일 오전 서울 청계천에 물이 흐르고 있다. 2020.08.06 fair77@newspim.com

조선 임금들의 머리를 싸매게 만든 청계천은 이제 물길 등이 잘 정비돼 예전만큼 속을 썩이지 않는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찾은 청계천은 개울가 근처로 접근은 안전을 이유로 금지됐지만, 그래도 물길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청계천은 안정을 찾았지만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이상기후가 기승을 부리면서 장마와 홍수가 예년 같지 않다. 장마가 없는 해는 폭염이 엄습한다. 살아가는 것도, 날씨도 모두 예측불가라 더욱 답답하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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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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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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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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