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가 회복되지 않아 고전을 겪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중국 시장이 구세주가 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표 브랜드들은 2분기 어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중국 시장이 아니었으면 2분기 실적이 훨씬 안 좋았을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테슬라 '모델3'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7.07 mj72284@newspim.com |
운동화 브랜드 스케처스의 데이비드 와인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중국은 회복과 안정, 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케처스의 2분기 총매출은 전년비 42% 급감했으나 중국에서 11.5% 증가하면서 매출이 한층 악화되는 것을 막아줬다.
지난 2분기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비 3.9% 감소하는 데 그치며 연초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1분기 19% 감소에 비해 감소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고, 2분기 8.1% 감소한 미국에 비하면 훨씬 선전한 것이다.
미중 긴장에도 불구하고 미국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서 피해를 입기는커녕 중국 경제 반등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특히 명품 부문에서 중국과 글로벌 매출에 격차가 심했다.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의 2분기 총 매출은 전년비 38% 감소했으나 중국 매출은 65% 급증했다.
여행 제한으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중국 명품족들의 해외 명품 브랜드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입생로랑과 구찌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케어링(Kering) 그룹도 글로벌 매출은 43% 줄었으나 중국 매출은 40% 이상 뛰었다.
중국 내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이 거의 진정세에 돌입한 만큼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소매판매가 3분기에는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등은 여전히 재확산으로 경제활동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은 지난 4월에만 해도 중국 소매판매가 올해에는 성장세로 회복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지만, 현재는 4분기에 2.4% 증가하며 연간 기준으로 1% 증가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중국 소매판매가 이처럼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 초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던 실업률이 서서히 하락하고는 있지만,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 임시직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EIU의 댄 왕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강화되지 않을 것이며, 소득 급감으로 인해 소비 부문에 비치는 영향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매판매가 되살아나고는 있지만 세부적으로 여전히 부진한 부문도 있다. 지난 6월 요식업, 자동차, 의류 부문 소매판매는 각각 전년비 15.2%, 8.2%, 0.1%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2분기 중국 매출이 19% 감소했고, 중국에서 KFC 체인점을 운영하는 염차이나홀딩스의 중국 매출도 11% 줄었다.
2분기 글로벌 매출이 24% 감소한 맥도날드는 중국 매출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들이 사회 활동을 꺼리면서 회복세가 초기에 비해 느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왕 애널리스트는 중국 요식업계가 올해 손실을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며, 화이트칼라 근로자들 상당수가 여전히 재택근무 중이어서 상업지구 상권이 여전히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류 부문에서는 그나마 고급 브랜드들은 저가 브랜드에 비해 선전하고 있다. 룰루레몬은 4월 중국 매출이 한 자릿수 증가했으며, 나이키는 5월 31일 마감한 분기에 중국 매출이 1% 증가했다.
한편 중국 자동차 판매가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테슬라는 중국 내에서 생산한 모델3 수요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4만8384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순익이 1억400만달러로 증가했다.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매출이 반등하고 있다며 올해 70억달러의 순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도요타의 중국 매출은 전년비 2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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