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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인사이드] 서진(西進) 속도 내는 통합당...호남에 무릎 꿇고 '비례 25%' 약속

기사입력 : 2020년08월22일 07:40

최종수정 : 2020년08월22일 07:40

정운천 "호남인사 비례대표 우선추천, 당헌당규 명문화할 것"
주호영, 호남 수해 피해지역 찾아 사흘 내내 복구활동 구슬땀
김종인, 5·18 광주 민주묘지 찾아 무릎꿇고 눈물 흘리며 사죄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미래통합당의 '서진'(西進, 서쪽으로 나아감)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지율 약세 수준을 넘어 반감이 큰 호남 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당 지도부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극우 태극기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며 4번의 큰 선거에서 연패를 이어가고 있는 통합당의 선거 승리 전략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2020.08.18 photo@newspim.com

정운천 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非)호남 정당이 아닌 친(親)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면서 "호남 인재 육성을 위해 '호남지역인사 비례대표 우선추천제'를 추진하겠다"며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20위 이내에 25%를 호남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당헌·당규에 명문화해 지역주의 극복에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한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을 추진하겠다"며 "통합당 전체의원을 대상으로 호남지역 전체 4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명예 의원을 위촉한다. 각 의원들이 해당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중점추진 예산과 법안, 지역현안 사업 해결을 위한 소통창구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내년 서울시장, 부산시장 4·7 재보궐선거 준비에 들어가며 호남을 바라보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역대 최장 기간 장마 속에 심각한 수해 피해를 입은 호남 지역으로 달려가 봉사 활동에 매진했다.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현장 방문에 이어 11일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사흘 연속 복구 활동에 땀을 흘렸다. 12~23일에는 통합당 의원 30여명과 300명의 당직자, 당원들이 봉사 활동에 동참키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운천 미래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장. leehs@newspim.com

통합당 호남 행보의 '백미'(白眉,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는 김종인 위원장의 5·18 민주묘지 참배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보수정당 대표가 5·18 묘역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당내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김 위원장께서 5·18 (광주)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진심 어린 사죄를 한 것도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며 "과거의 전통이나 당내 목소리가 센 일부 집단, 외부의 극단적인 집단에 얽매이지 않고 뚜벅뚜벅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장제원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김영삼 대통령께서 '역사 바로세우기'를 통해 계승하고자 했던 5·18 정신이 그동안 당의 몇몇 인사들에 의해 훼손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만시지탄(晩時之歎,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함)이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여론도 이에 화답했다. 통합당은 8월 2주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3년 10개월 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020년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 동안 조사한 8월 2주 차 정당 지지율 주간집계 결과, 통합당은 전주 대비 1.7%p 오른 36.3%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0.3%p 하락한 34.8%다.

양당의 격차는 1.5%p로 오차범위 내 차이지만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선 것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논란이 본격화 된 2016년 10월 3주 조사 이후 처음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광주에서 (김 위원장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사과할 줄은 정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뒤에 서있던 김선동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도 놀라는 모습이었다"며 "즉흥적이라기보다 사전에 결심하고 행동으로 옮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고위 관계자는 "당직자들이 미리 짜 맞춘 듯 모두 무릎을 꿇었다면 진정성이 느껴졌겠느냐. 김 위원장이 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기 때문에 더욱 더 큰 울림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가슴 아픈 역사에 무릎을 꿇고 사과함으로써 더 이상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주=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비석마을회관 인근 수해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020.08.05 kilroy0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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