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한국사 과목 '1타 강사'…지난달 말 갑작스런 이적 발표
전한길 "회사가 계약 이행 안 해" vs 공단기 "수험생 혼란 가중"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공무원시험 한국사 과목의 '1타 강사'로 불리는 전한길 씨가 경쟁사로 갑작스럽게 이적하면서 수험생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결국 전 씨와 그가 소속돼 있던 '공단기'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이승련 부장판사)는 28일 공단기의 모회사 ST유니타스가 전 씨를 상대로 낸 강의 등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양측은 이날 계약 해지 원인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전 씨 측은 계약서상 '지난해 말까지 ST유니타스가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주식매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지만 사측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경 임원을 만나 직접 얘기했고, 임원들과 수차례 논의했고 올해 4월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도 발송했다"고 말했다.
공단기는 이같은 주장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계약서상 회사가 상장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장되지 못할 경우 주식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회사는 매수에 응하면 되는 것인데 전 씨는 언제 누구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는지 아무런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논쟁이 길어지자 "오늘자로 주식매매청구권을 행사하면 사측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공단기 측은 "계약서대로 행사할 경우 언제든지 (주식을) 사줄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 씨 측 대리인은 "이미 계약 해지한 상태라 의미가 없다"고 거절 의사를 밝혔다.
이날 법정에서는 전 씨 측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에 따른 향후 대책에 대한 공방도 오갔다. 공단기 측은 전 씨가 지속해서 강의를 이어갔으면 하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전 씨의 해지 의사표현 직전까지 다음해 강의를 준비해오고 이에 따른 수정작업을 해왔다"면서 "수많은 수강생들에게 전 씨가 강의한다고 광고하면서 1년 짜리 수강권, 심지어는 평생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상품을 팔았고 전 씨 역시도 공단기에서 강의할 것을 전제하고 스스로 홍보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학원을 택한 수강생들은 전 씨의 강의를 듣겠다고 선택한 것이고, 이렇게 수강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수강생만 13만명이 넘는다"며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딴 데로 옮겨버려서 계속 공단기 강의를 들어야 할지 아니면 새롭게 (전 씨가 이적할) 메가공무원 강의를 들어야 할지 수험생 사이에서 상당한 혼란이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전 씨 측은 이미 공단기에 소속된 한국사 강사가 11명이기 때문에 강의 제공에는 문제가 없고, 이적 후 공단기 수험생들에게 공짜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보충 자료 등을 받아본 뒤 빠른 시일 내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 씨는 지난달 20일 자신이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에 메가스터디 이직 소식을 전하면서 "ST유니타스가 신뢰를 깨뜨리는 여러 중대한 계약 해지 사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강의 환불을 요구하는 등 혼란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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