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재판서 증언…"총장 직인도 직접 찍었다"
"교양학부 PC에 총장 직인 파일 2개 있던 기억"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 상장을 직접 만들었던 당시 조교가 일련번호를 임의로 부여하고 총장 직인을 찍는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법정 증언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8일 오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경심 교수에 대한 28차 공판에서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조교였던 이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9.08 dlsgur9757@newspim.com |
이 씨는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교양과목을 관리하는 행정업무를 맡으면서 동양대 총장 명의로 수여되는 상장 및 수료증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씨는 "당시 교양학부에서는 한글로 상장문서를 만들어 출력한 뒤 총장 직인을 찍는 일까지 조교가 했다"며 "100장~200장 되는 상장이나 수료증에 대해 결재문서를 총무복지팀에 가져가면 총장 직인을 꺼내줬다"고 했다.
상장이나 수료증 왼쪽 상단에 부여되는 일련번호에 대해서는 "제가 만든 것들은 임의로 번호를 따서 만든 것으로 직인 대장에 기록하지 않았다"며 "무작위로 번호를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증인이 직접 총장 직인을 찍을 때 관리자가 감시나 확인한 적이 있냐'는 정 교수 측 변호인 질문에 "없다"며 "임의로 일련번호를 부여한 것에 대해 주의나 문책을 받은 적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씨는 변호인의 신문 과정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교양학부 PC에서 총장 직인 이미지 파일을 본 기억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학교에서 할 일이 없어 컴퓨터를 뒤적뒤적한 적이 있는데 어떤 파일 안에서 이미지 파일 여러 개가 나왔다"며 "누군가가 그냥 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떤 프로그램을 다운받으면 한 번에 설치되는 것 같은 파일이었다"고 했다.
다만 검찰이 '증인은 직인 파일을 사용한 적이 없는데 다른 직인과 헷갈린 것 아니냐'고 묻자 "직인 두 개가 있었다는 기억 밖에는 나지 않는다"며 총장 직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진술을 바꿨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에 동양대 총장 직인 파일을 직접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가 동양대 교수실에서 은닉한 파일, 총장 명의 직인, 생활관장 명의 직인을 차례로 보여줬고, 이 씨는 파일을 본 뒤 "검찰이 제시한 파일은 아니다. 당시 총장 직인으로 추측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씨는 정 교수가 이미지 파일을 편집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동양대에서는 문서 작업에 한글 프로그램을 이용하나, 정 교수는 주로 워드 프로그램으로 작성해 자료를 보내왔다고 증언했다.
그는 '피고인은 컴맹에 가까울 정도로 PC 사용에 능숙하지 않았는데 증인이 보기에 어떤가' 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도 "당시 업무가 많았는데 (정 교수님이) 불러서 가면 별 일 아닌 걸로 절 귀찮게 해서 뭐 이런 것도 못하나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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