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 인준에 무게…"시간 충분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지난주 사망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을 대체할 대법관 지명자를 오는 25일이나 2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앤 프렌즈'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며 이후 작업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지명자를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새로운 지명자가 여성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CBS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일까지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발언한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긴즈버그 대법관의 장례식이 먼저 거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우리는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췌장암으로 지난 18일 별세했다. 대법원에서 최고령이었던 그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진보계와 여성계에서 커다란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워싱턴=로이터 뉴스핌] 박진숙 기자=9월 20일(현지시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워싱턴D.C. 연방대법원에 사람들이 모였다 2020.09.21 justice@newspim.com |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을 단 43일 앞두고 긴즈버그 대법관이 지난주 87세로 사망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공화·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차기 대법관 후보 지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보수 인사가 소수 우위인 대법원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이 빠진 자리를 보수 인사로 채워 넣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대법관은 종신직이다.
반면 민주당은 차기 대법관을 다음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을 강행한다면 탄핵을 통해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긴즈버그 대법관도 마지막 날이 가까워지면서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후임을 임명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과 리사 머코스키(공화·알래스카) 상원의원은 긴즈버그의 유언에 따라 선거 이후에 새 대법관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바람대로 상원의 대법관 인준을 막기 위해서는 2명의 공화당원만 인준에 반대하면 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까지 인준을 위한 표를 모으기 위한 시간은 충분하다면서 "우리는 그것을 할 권리가 있고 시간도 많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4년 전과 매우 다르다.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의 사망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메릭 갈런드를 새 대법관으로 지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이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차이가 있다"면서 "상원과 백악관을 같은 당이 주도할 때는 원하는 무엇이든 거의 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됐다고도 언급했다. 유력 인사로는 에이미 코니 배럿 시카고 제7 연방 고등법원 판사와 바버라 라고아 제11 연방 고법 판사가 거론된다. 특히 쿠바계 미국인인 라고아 판사는 플로리다 대법원의 판사를 지낸 경력이 있어 미국의 대표적인 경합주(swing state)인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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