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10월 3일)에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강행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절대불가' 방침을 내리며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형태의 집회를 원천차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보수단체는 '집회의 자유'를 거론하며 계획대로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집회를 두고 정부와 보수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하자 국민의힘도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집회를 예고한 보수단체는 국민의힘 지지세력이기도 하다. 이에 집회를 원천차단하기 보다 온택트(Ontact)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집회를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자유연대 주최로 열린 문재인 퇴진 8.15 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2020.08.15 mironj19@newspim.com |
◆ 정부, 시민단체 집회 참가자 '운전면허 정지' 강경 대응 예고
국민의힘 "법이 허용하고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개인의 권리"
정세균 국무총리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7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코로나19 위기가 "전쟁에 준하는 상태"라며 고향 방문과 여행 자제를 요청했다. 또 개천절 집회를 예고한 일부 보수단체에 대해 "법·제도가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 총리는 "집회 시도 자체를 철저하고 빈틈없이 차단할 것"이라며 "불법행위자는 현장에서 즉시 검거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광복절 불법집회의 악몽이 되살아나 온 국민이 두려움에 차 있다"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고 방역을 저해하는 작은 불씨 하나도 용답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국민의힘은 개인의 자유, 집회의 자유를 억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광복절(8월 15일) 집회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산,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고민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24일 방송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방역과 관련해서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분들이라면 어느정도 수긍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굳이 본인 스스로 해야겠다는 사람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집회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법이 허용하고, 교통에 방해되지 않고,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가 아닌가"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9.22 leehs@newspim.com |
◆ 국민의힘 "개천절 집회, 온택트 방식은 어떤가…코로나 방역 지킬 수 있어"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놓고 정부와 보수단체가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제안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부 기업들에서도 활성화 되고 있는 온라인 방식의 온택트 집회는 어떻냐는 것이다.
이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집회를 온택트로 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방역이 걱정된다면 유튜브 또는 줌을 이용한 온택트 방식의 집회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집회를 하려는 분들의 마음은 잘 알고있다. 오죽하면 이 상황에 밖으로 나오겠나"라며 "그렇다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 내에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오히려 드라이브 스루 보다 온택트로 집회를 하면 더 많은 참석자와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며 "보수단체 유튜브 채널들도 다양하게 있으니 그걸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또 다른 의원 역시 온텍트 사용 방법에 동의했다. 그는 "물론 정부가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난 광복절(8월 15일) 집회처럼 코로나19 감염을 확산했다는 프레임을 피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도 거리에 나오려는 분들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북한의 총살 사태 등에 참지 못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킨다는 프레임을 피하면서 목소리를 내는 방법으로서의 온택트 집회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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