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선거법 위반 혐의 박영선·윤건영·고민정·이수진
서범수 "김경수도 특산물 홍보…한쪽으로 기우는 것"
장제원 "고민정, 명백한 선거법 위반…권력의 야당 탄압"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검찰이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여당과 야당 인사들에 대해 불공정한 처분을 내렸다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민의힘이 격분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청년지업 지원센터를 방문해 피자를 돌리고, 특산물을 홍보한 것에 대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에 비해 박영선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장관과 윤건영·고민정·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있으면 안되는 이유를 증명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원희룡 제주도지사. 2020.09.25 leehs@newspim.com |
◆ 野 "원희룡 기소 사건은 업무 연장선…김경수도 넘어가지 않았나"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3일 원 지사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원 지사는 지난 1월 제주도 청년취업 지원기관인 '더큰내일센터'를 찾아가 교육생과 직원 등 100여명에게 60만원 상당의 피자(25판)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원더풀TV'에서 제주지역 한 업체가 만든 성게죽을 홍보하고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원 지사는 "검찰은 둘 다 기부행이라고 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한다"며 "도지사나 시장 등이 자기 지역 물건을 판매하려고 얼마나 애를 쓰는지 다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구구한 정치적 해석을 달진 않겠다. 검찰도 힘든 속사정이 있겠거니 하겠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야권에서는 원 지사의 기소가 검찰의 편향된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 지사의 판결은 좀 무리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사로서) 당연히 도의 특산물을 소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예로 김경수 경남지사도 특산물을 홍보한 적이 있는데 그냥 넘어가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5월 함안 농산물 특판전과 승차구매(드라이브 스루) 행사에 참석해 함안의 특산물인 수박과 멜론 등을 직접 홍보에 나선 바 있다.
서 의원은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 인사청문회 때도 지적했는데 (이 정부는) 뭔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 같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07 leehs@newspim.com |
◆ 박영선·윤건영·이수진·고민정 줄줄이 무혐의…장제원 "내편 무죄, 니편 유죄"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5일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윤건영 민주당 의원(전 대통령국정기획상황실장)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8일 밝혔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서울동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를 받아 온 이수진·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처분 사유에 대해 "공보 규정상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고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을 하면서 선거법상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는 주민자치위원들의 지지 발언이 담긴 공보물을 유권자 8만1800여 가구에 배포한 혐의는 명백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법 마저 내편, 니편으로 갈라치고 야당의 유력정치인들한테 마구잡이로 칼을 들이댄다"며 "공수처가 있으면 안되는 이유를 증명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고민정 의원의 혐의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사건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판례적으로 명백한 위법"이라며 "원 지사의 경우에는 업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 문제다. 그런데 이런것들은 기소해서 발목을 잡고, 정치행위를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력이 선거법을 이용해 이렇게까지 정치에 개입해도 되는 것인가"라며 "권력을 이용한 야당의 유력 정치인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검찰이 고 의원을 불기소 처분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밝히면 판례들을 통해 위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사건을 놓고 우리편은 불기소, 야당은 기소로 자기들 편의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무런 기준도, 법적 안정성도, 명확한 법리적 해석도 없이 내편은 불기소 처분을 하는 것"이라며 "이유를 밝히는 순간 불기소의 부당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