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입장문' 김봉현, 교도관 통해 재판 불출석 사유서 제출
변호인 "안나올 줄 몰랐다...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져 있다"
검찰에 항의 차원?...김봉현 "불공정한 싸움 안 하겠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김경민 기자 = 최근 일주일새 1·2차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검찰 편파수사 등 의혹을 폭로하며 적극 소명에 나섰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정작 자신의 재판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공정하거나 비겁한 싸움은 단 한 순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김 전 회장이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검찰에 항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건강문제, 사회적 이슈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 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불출석 사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원=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0.04.26 leehs@newspim.com |
김 전 회장은 2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자신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 등 재판에 불출석했다.
김 전 회장은 구치소 교도관을 통해 자필로 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법원에 공식 통지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어 김 전 회장 재판을 진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정식으로 불출석 취지를 통지해야 하고, 피고인이 출석을 거부한 때에는 응당한 사유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사정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기일은 진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도관에게 "구인장을 발부할 것"이라며 "김 전 회장이 구인장 집행에 불응한 경우 사유가 무엇인지 공식 서면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과 법원은 물론 자신의 변호인에게도 불출석 여부를 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법정에서 나와 "솔직히 나올까 말까 고민을 하는 것 같은데, 설마 안 나올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검찰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남부지검 / 뉴스핌DB |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의 불출석은 검찰을 향한 압박임과 동시에 구속수사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1일 공개된 김 전 회장의 두 번째 입장문에는 "싸움은 정정당당하게 똑같은 환경에서 싸워야 하지 않겠냐"며 "검찰 수사 편의를 위해 구속수사를 해 기소하고 나면 이제는 묶어두었던 손발을 풀어주고 정정당당하게 싸우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정당한 환경만 만들어진다면 백프로 피해 복구하고 싸워 이길 자신이 있다"며 "이제부터는 불공정하거나 비겁한 싸움은 단 한 순간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노림수가 아닌 단순한 건강 문제, 사회적 이슈화에 따른 부담 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김 전 회장 몸이 안 좋긴 안 좋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사회적으로 쟁점이 되고 이슈가 되는 경우 피고인이 불출석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정말 아프면 못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건강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슈가 되니 본인에게 유리하지 않아 회피할 목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전 회장이 다음 재판에는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법원이 김 전 회장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계속해서 재판을 거부할 경우 피고인 없이 진행되는 궐석재판이 가능하다.
앞서 김 전 회장은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정치권 로비, 검사 술접대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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